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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기연 Feb 05. 2023

아무렇지 않게 돈 요구하는 엄마

독립과 애증

"이사하느라 대출을 받았고 몇 년 모은 돈을 다 은행이 가져갔네요."

사회초년생의 고민이다.

엄마와 둘이 살면서 어렵게 지내고 있다.

엄마한테 불만이 있지만 엄마 걱정도 된다.

(2월 5일 참나원 팟캐스트 방송)



얼마 전 이사를 했다.

나는 이사하고 싶지 않았으나 엄마가 대출을 받아가면서 강행했다.

몇 년 동안 모은 돈을 다 대출금으로 넣어야 했다.

곧 만기가 되는 적금을 타면 천만 원을 더 달라고 하신다.


얼마 전에 직장을 잃었다.

엄마는 대책을 세우라고 하지만 취업이 만만치 않은 일 아닌가.

원래 자식은 그냥 엄마한테 코 베이듯 돈을 뜯기는 것인가.

독립하고 싶지만 엄마 혼자는 힘들 것 같아 걱정이다.


사연자는 사회초년생이라 했다.

그런데 학업기간에도 돈을 벌었던 모양이다.

아끼며 번 돈을 대출금으로 다 날려버리니까 속상했을 것이다.

더구나 남은 원금과 이자까지 사연자가 부담해야 한단다.


사연자가 속상한 것은 엄마의 태도다.

당연하다는 듯 아무렇지 않게 돈을 요구하는 엄마가 원망스럽다.

설상가상으로 직장마저 잃었다.

그런데 엄마는 다시 취업하라고 재촉만 한다.


생활고에 찌든 엄마의 각박한 태도에 사연자는 화도 나지만 걱정도 된다.

독립하고 싶지만 엄마를 향한 애증의 감정이 갈등이 된다.

복잡한 생각에 거의 자포자기하는 심정이다.

뺏긴다는 생각도 하지 말고 고분고분하게 뺏기는 것이 최선이냐고 묻는다.


이런 현실에서 엄마가 자식을 조금만이라도 알아주면 어떨까.

당연하다는 듯이 돈을 가져가는 것이 아니라 미안하고 고맙다는 말을 했더라면.

현실이 힘들수록 마음이라도 풍족하게 가지면 좋지 않을까.

현실에 치어서 마음이 황폐해지는 것을 피할 수는 없는 것일까.



마음에 따라 즐거움과 고통이 갈린다.

자기만 생각하면 고통이 커진다.

상대를 헤아리면 즐거움이 커진다.

마음이 반드시 현실의 지배를 받을 필요는 없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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