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쳐야 할 것
"물건 잃어버린 거 아빠한테 들키면 어떡하죠?"
중2 남학생의 깜찍한 고민이다.
과연 무엇을 고쳐야 할까.
야단을 맞는다고 정신을 차리는 것은 아니다.
(5월 6일 참나원 방송)

사연자는 기숙학교에 다닌다.
작년 말에 고가의 전자제품을 기숙사에 두고 집에 왔다.
엄마한테 탈탈 털리고 친구들한테 전화를 돌렸다.
한 친구가 방에서 보았다고 했지만 확실하지 않다.
코로나 때문에 학교에 가지 못해서 당장 찾을 수도 없다.
다행히도 아버지는 장기 해외출장 중이다.
그런데 그 나라에 코로나가 심해서 돌아오시려 한단다.
아버지는 물건 잃어버리는 것을 아주 싫어하신다.
아버지가 아시게 되면 회초리를 세게 맞을지도 모른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 마음이 급하다.
아버지가 물어보면 어떻게 해야 하나 겁이 난다.
좋은 조언을 듣고 싶다.
아버지한테 혼날까 봐 겁내는 아이의 모습이 깜찍하다.
웃고 넘길 수도 있지만 아이 입장은 나름 심각하다.
평소에도 물건을 잘 잃어버린다고 한다.
그런데 아이는 혼날 것을 더 걱정한다.
이 아이의 부모가 진짜 걱정하는 것은 무엇일까.
잃어버리는 물건이 아까워서 아이를 혼내는 것일까.
아마도 아이가 잘 챙기지 못하는 습성이 걱정될 것이다.
그런데 아이는 자신의 습성을 고치려는 생각을 하지 못하고 있다.
동상이몽인 셈이다.
부모의 걱정과 아이의 관심사가 다르다.
그래서 훈육을 하려는 행위가 엉뚱한 결과를 부른다.
습성을 고치려 하는데 습성은 그대로 두고 처벌만 피하려 하는 것이다.
문제를 고치려면 문제를 정확하게 인식해야 한다.
문제를 보는 관점이 다르면 협력할 수 없다.
그래서 무엇이 문제인지 확실하게 합의가 이루어져야 한다.
야단을 치더라도 왜 야단을 맞는지 알아야 효과가 있지 않겠는가.
엄마가 아이를 감싸는 것도 큰 문제일 수 있다.
당장은 피해 갈 수 있지만 더 심각한 문제가 키워지는 셈이다.
아이의 성장을 위해서라도 문제에 직면할 필요가 있다.
부모가 감시자나 심판자가 되기보다 협력자 역할을 하는 것이 더 좋다.

잘하면 상을 준다.
잘못하면 벌을 준다.
그런데 상벌이 엉뚱한 결과를 낳곤 한다.
무엇을 문제로 보느냐가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