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의 비극
"모른다는 사실을 감추는 무지가 부르는 비극"
영화 "더 리더:책 읽어주는 남자"가 보여주는 주제다.
영화에서 보여주는 모순이 가슴 아프다.
과연 무엇이 비극을 일으키는가.
(6월 26일 참나원 팟캐스트 방송)

영화에서 한나는 문맹이다.
차장으로 일하며 생계를 이어간다.
15세 소년인 마이클을 만나 사랑에 빠진다.
30세 여성과 15세 소년의 사랑으로 영화가 시작된다.
한나는 마이클이 책 읽어주는 것을 좋아했다.
글을 읽을 줄 모른다는 사실은 밝히지 않았다.
어느 날 한나는 사무직으로 승진하게 된다.
부담을 느낀 한나는 잠적해 버린다.
세월이 흘러 마이클은 법대생이 된다.
전범재판을 보다가 한나를 발견한다.
한나는 모든 죄를 뒤집어쓴다.
문맹이라는 사실을 들키기 싫어 결국 무기징역을 받는다.
한나가 문맹임을 안 마이클은 한나에게 녹음을 해서 책을 읽어준다.
20년이 흐르고 나서 녹음을 듣고 글을 깨우친 한나에게 마이클이 소회를 묻는다.
별 감흥이 없는 한나에게 마이클은 실망한 모습을 보인다.
한나는 자살을 한다.
한나가 지키려 한 것은 무엇이었을까.
마이클이 지키려 한 것은 또 무엇일까.
다른 듯 닮은 두 사람이다.
그들은 외로운 섬이었다.
한나에게 글을 모르는 것은 창피한 일이 아니라고 말할 수 있을까.
마이클에게 용기를 내서 사실을 밝혔어야 하지 않느냐고 따질 수 있을까.
우리는 과연 무엇을 지키려 하고 있을까.
무지가 부르는 비극이다.
좋다고 열광하거나 싫다고 화를 내곤 한다.
제대로 알고 그러는 것일까.
너무 쉽게 환호하고 너무 쉽게 비난한다.
사정도 모르면서 말이다.
모를 수도 있다.
모르는 것 자체는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모르는 줄 모르거나 사실을 감추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모르는 것을 직면하는 용기가 비극을 막는다.

알아가는 즐거움이 크다.
모름을 인정하는 순간 알고 싶어 진다.
하지만 모름을 인정하지 않으면 알게 될 기회를 놓친다.
자존심을 지키겠다고 무지의 감옥에 갇힐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