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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기연 Dec 23. 2018

정신적으로 건강하다는 것은?

정신건강 이론

'멘틀이 강하다.' 하는 말을 종종 듣는다.

누가 뭐라 하든 상처를 받지 않고 자기 스타일을 밀고 나가는 사람한테 하는 말인 듯하다.

멘틀이 강하면 정신적으로 건강한 것일까?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자신이 상처를 입지 않으니 반은 맞지만, 자칫 다른 사람을 아프게 할 수 있어서 반은 맞지 않다.

과연 정신적으로 건강한 것은 어떤 상태일까?



같은 환경에서 어떤 사람은 건강하게 사는데 어떤 사람은 힘들어한다.

쉽게 병이 걸리는 사람을 약하다고 한다.

정신적으로도 외부 환경에 쉽게 영향을 받으면서 상처를 입는다면 약하다고 할 수 있겠다.

강하면 잘 버틴다.

약하면 쉽게 부러진다.


심리학에서는 정신적인 건강성을 어떻게 볼까?

이론적인 배경에 따라서 다른 방식으로 표현하지만 정신적인 건강성을 정의하는 데 있어서 공통분모가 큰 것 같다.

주요 이론들에서 이야기하는 건강성을 살펴보자.


먼저 정신분석이론에서는 잠재의식이 건강성을 결정한다.

자아, 원초아, 초자아가 어느 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균형과 조화를 이루고 있는 상태를 건강하다고 본다.

자아를 중심으로 상황에 따라서 원초아나 초자아를 자유롭고 유연하게 쓰는 것이 건강한 것이다.

현재 의식과 잠재의식이 부딪힐 때 온갖 방어기제를 쓰게 되는데 정신적으로 건강한 사람은 잠재의식을 직면하는데 망설이지 않고 방어기제도 거의 쓰지 않는다.

내면의 성격구조가 자아를 중심으로 안정되어 있고, 외부 환경과 소통할 때 굳이 방어기제를 써서 자아를 방어하려 하지 않고 내면에 솔직할 수 있는 것이 정신건강에서 보는 건강한 모습이다.


행동수정 이론에서는 건강성의 정의가 아주 단순하고 분명하다.

행동 습관이 적응적이고 합리적이면 건강한 것이다.

나쁜 습관에 빠지지 않아서 일상생활에 문제가 생기지 않고 일을 하거나 인간관계를 맺는 것도 원만하다.

중독되거나 악습에 빠지지 않고 현실에 잘 적응하면서 순조롭게 사는 것이 행동수정에서 보는 건강함이다.


인본주의 심리학에서 보는 건강성은 '참 자기'로 살고 있느냐 하는 것이다.

타인이나 사회의 눈치를 보면서 자신의 진정한 욕구를 외면하면서 사는 것이 문제라고 본다.

자신이 속한 사회가 자신에게 요구하고 있는 모습을 '이상적 자기'라 하는데, 이상적 자기에 맞추느라 자신을 잃어버리는 것이 고통의 원인이라고 한다.

이상적 자기를 떠나서 진정한 자기를 찾아가는 것이 건강성을 회복하는 방향이라고 본다.

자신의 진정한 욕구를 추구하면서 사회나 타인의 눈치를 보지 않으며 자기답게 사는 것이 인본주의에서 보는 건강한 삶이다.


인지주의 심리학에서는 사고방식이 합리적이고 현실적이어야 건강하다고 본다.

어릴 때부터 경험한 것들을 통해서 세상을 보는 방식이나 자기 자신을 보는 나름의 시각을 갖게 되는데, 이 시각이 합리적이고 현실성이 있어야 건강하다는 것이다.

건강하지 못한 사람은 왜곡된 사고를 하고 온갖 오류를 범하기에 현실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그 어려움을 제대로 해결하지 못한다.

사고방식이 합리적이고 타당해서 현명하게 상황에 대처해가는 모습이 인지주의에서 보는 건강성이다.


심리학의 여러 이론에서 보는 건강성을 종합해 보면 정신적으로 건강하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분명해지지 않을까.

정신적으로 건강한 사람은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삶을 추구하면서 합리적인 사고방식과 행동방식을 갖고 있기에 현실의 일상생활을 적응적이고 순조롭게 할 수 있다.

또한 내면의 깊은 잠재의식과 외현적으로 드러나는 현재 의식 사이에 모순이 되거나 충돌이 될 만한 부분이 적어서 심리적으로 갈등이 적다.

현실을 직시하면서 자신의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 노력하면서도 전체적인 조화와 균형을 잃지 않는다.



정신적으로 건강한 사람은 자신의 욕구에 충실하다.

내면과 외면이 모순되지 않기에 굳이 자신을 방어할 필요도 없다.

타인이나 사회와 관계를 맺을 때에도 자신의 고유한 개성을 버리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다른 이들과 조화를 이루어 더불어 살 줄 안다.

갈등보다는 조화를, 겨룸보다는 협력을, 다툼보다는 공생을 추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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