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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기연 Feb 19. 2021

임신 중 잘하는 남편의 기준

우선순위

"아내가 임신하면 남편이 집안일을 다 해야 하나요?"

동거 4년 만에 아내가 임신을 한 남편의 고민이다.

집안일을 어디까지 해야 하는지 일반 기준을 묻고 있다.

그 기준을 어떻게 잡아야 할까.

(2월 19일 참나원 팟캐스트 방송)



사연자는 36세 아내는 30세다.

동거 4년 만에 아내가 임신을 했다.

결혼식은 코로나로 미뤄져서 올 가을에 할 예정이다.

임신 중인 아내의 불만에 어쩔 줄 몰라서 사연을 올렸다.


동거 초에 사연자의 사업이 망해서 1년 동안 놀았다.

월세를 내지 못할 정도로 어려워져서 다시 사업을 시작했다.

지금은 대기업 임원 정도의 수입을 올리고 있다.

그런데 출근해서 규칙적인 일을 하는 것은 아니다.


집에서 쉬다가 일이 있을 때 전국을 돈다.

나름 힘들게 일하고 있는데 아내는 남편이 편해 보이는 것 같다.

다른 집 남편들은 아내가 임신하면 집안일을 다 한다고 재촉한다.

사연자는 어떻게 해야 잘하는 남편인지 기준을 알고 싶다.


사연자가 집안일을 안 하는 것은 아니다.

쓰레기 분리수거나 힘쓰는 일은 맡아서 한다.

아내 말처럼 다른 남편들은 돈도 벌고 집안일도 다 하는지 궁금하다.

임신 중에는 남편이 모든 일을 다 해야 하는 것일까.


사연자는 뭔가 불공평하다는 생각에 억울한 듯하다.

그렇지만 불만을 마음대로 표현하기는 애매한 상황이다.

자신의 입장을 지지해 줄 근거를 갖고 싶었을 것이다.

그래서 일반 기준을 묻는 사연을 올렸다.


하지만 일반 기준이란 정답은 없다.

또한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고유의 상황보다 우선하는 것도 아니다.

법을 적용할 때도 일반법보다 특별법이 우선이다.

기준을 따지는 것보다 자신의 욕구와 느낌을 정리해보는 것이 더 중요하고 시급한 일이다.


부부가 집안일을 어떻게 나누어할지는 합의로 정할 일이다.

서로 만족할 수 있는 기준을 의견을 모아 정하면 된다.

더구나 임신을 한 아내가 출산할 때까지 겪을 마음을 헤아려 본다면 우선순위가 달라지지 않을까.

기준을 정했다 하더라도 건강한 출산을 최우선 순위에 두어야 할 판이다.


기준을 따지고 이해득실을 계산하는 것이 우선순위는 아니다.

사업할 때와 가정을 꾸릴 때는 마음가짐이 달라야 마땅하다.

태어날 아이를 비용으로만 계산하는 모습을 상상해 보면 끔찍하다.

모든 것에 앞서서 임신한 아내를 살피는데 힘을 써야 하지 않을까.



손해를 보고 싶지 않은 것은 인지상정이다.

애쓰고 있음을 알아주지 않으면 서운하다.

하지만 나를 넘어 우리를 보면 우선순위가 달라진다.

어른은 나보다 우리를 먼저 살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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