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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 만에 통화하면서 예전의 모습을 연상

전화통화_120회

by 광풍제월

40년 만에 통화하면서 예전의 모습을 연상

2025.6.30. 월(D-184)


40년 만에 중딩 친구한테 전화를 하니 통화 중이었다. 문자로 전화 한번 부탁한다고 했더니 12시 42분에 전화가 왔다. 아마 대학교 3학년 때 본 것이 마지막이었는 것 같다. 그동안 연락이 안 되다가 이번에 통화를 하니 많이 새로웠다.


목소리가 기억이 없다. 차츰 이야기하니 목소리가 먼 시간을 거슬려 기억이 났다. 직장은 안 다니고 주부로서의 역할만 충실히 하였다고 했다.


대학 졸업 후 교사 임용고시를 보았으나 떨어져서 바로 포기하고 시부모 봉양하고 남편 뒤바라지 하고 아이 키우다 보니 한평생이 흘려가 버렸다고 했다.


이제는 모실 시부모님도 계시지 않고 남편도 교장 연수 다녀와서 약간 여유가 있고 자식들도 손이 많이 가지 않아서 얼마 전에 부산지역 동창모임에 한번 나가봤는데 대부분이 낯선 얼굴이고 게다가 나이가 들어 알아보지 못했다고 했다.


나는 통화를 하면서도 너에 대한 모습은 대학 3학년 때, 활발하고 이해심이 많고 스마트한 모습에 머물려 있어 더 이상 나이를 먹지 않는다고 하니 친구도 나에 대한 기억은 좋은 기억만 남아 있다고 했다.

나는 올해 말이 정년인데 퇴직하면 자유의 몸이 되니 그때 부산에 가게 되면 연락하여 한번 얼굴을 보자고 했다.

어느새 나이가 먹었다는 사실이 안타깝게 느껴졌다. 아직도 마음은 청춘인데 몸은 여기저기서 내구연한이 다 찼다고 아우성이다.


친구와 통화하면서 40년 전으로 여행을 다녀온 기분이다. 그때 바라보던 40년 후의 모습은 지금의 삶과는 괴리가 커 보였다. 같은 논리로 현재의 모습에서 나의 20년 후의 모습을 보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아름다운 미래는 현재를 먹고 자란 열매라는 사실을 명심하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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