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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 건축 놀잍ㅓ Oct 03. 2016

모텔, 발가벗은 축제의 현장

일상의 공간 비일상적 경험의 순간


예술은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낯설게 함을 통하여 창조적 사고를 유발하는데 목적이 있다. 혹은 일상의 비루함에서 벗어나 비일상적 경험을 통해 일탈을 유도함에 있다. 우리는 이 일탈을 통해 창조적 사고를 하고 반복되는 일상의 지루함을 덜어낼 수 있는 것이다.

한국 도시의 유흥가에는 술을 마실 장소뿐 아니라 모텔이라는 특이한 건물을 발견할 수 있다. 한국에서 모텔은 자동차로 여행하는 사람들이 숙박할 수 있도록 주차시설을 갖춘 숙박업소가 아니다. 여행자를 위한 공간도 아니다. 비일상의 공간을 찾아 나서는 연인들을 위한 환상의 공간으로, 낯설게 하기를 통한 성적 판타지를 도모하는 도시내 일탈의 공간이다.

연인 사이의 반복되는 일상에서 찾아들어간 환상의 공간에서 낯설게 함을 통하여 흥분되는 것. 이 흥분이야 말로 일상 속에서 얻을 수 있는 카타르시스의 결정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한국의 대중문화는 축제의 희열이 사라져 가고 내면의 욕망을 분출할 곳이 사라져 간다. 서양의 축제는 반복되는 일상의 배경인 도시에서의 축제를 통하여 그 희열의 장소를 제공하지만 우리의 도시는 그러한 여분의 공간을 충분히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

일상의 도시를 다르게 서용하고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전혀 다른 경험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은 해체되기 직전의 청계천 걷기와 매우 유사한 것이다. 자동차의 시선으로 달리던 그곳에 사람의 스케일의 속도와 눈으로 바라볼 때 느끼는 희열 같은 것이다.

모텔은 이러한 축제의 희열을 뒤집어 내부에서 개인의 주최로 열리는 작은 축제와 같은 것이다. 일상 속에 비일상의 거주공간을 숨겨두고 우리는 이곳에서 사랑의 축제를 여는 것이다. 가로막힌 벽 사이로 사실은 모두가 발가벗고 같은 춤을 추는 것. 가로막혀 볼 수는 없지만 우리는 모두 같은 춤을 추는 축제의 한 광장에서 발가벗고 날뛰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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