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공간 비일상적 경험의 순간
사랑으로 둘러싸인 작은 방에 우리는 몸을 구겨 넣기 위해 안간힘을 쏟는다. 울려 퍼지는 작은 벨소리에 더 이상 나의 얼굴은 빨개지지 않는다. 이번이 그곳으로 가는 마지막 열차와도 같은 것이다.
매일 아침 우리는 이 웜홀을 타고 오르락내리락거린다. 아마 우리는 모르겠지만 그곳은 또 다른 평행우주의 세계로 전환되는 중간 공간이다. 어디에도 속하지 않은 미지의 공간. 전환되는 공간 사이를 지나기 때문에 우리는 자연스럽게 고개를 들고나 고개를 숙이게 된다. 쳐다볼 곳이 없어서가 아니다. 당신은 중력가속도를 느끼는 것이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엘리베이터는 마지막 관문 같은 곳이다. 그곳을 통과하고 나서야 이제 다 왔구나 라고 느낀다. 나는 그곳에 달린 거울을 바라보면서 방귀도 뀌고, 얼굴도 살펴보면서 점점 자유로워지기 시작한다. 다리에 힘이 풀리는 시간들이 찾아온다. 넥타이를 풀고, 가끔은 허리띠도 풀기 시작한다.
이곳은 생각보단 많은 이야기가 어색하게 오고 가는 강제적 커뮤니케이션의 장소이다. 공적인 공간에 자리한 은밀한 개인적 장소. 광장 속에 우두커니 세워진 거울의 방 같은 것이다.
1평도 되지 않는 그곳은 지금도 끊임없이 움직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