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의 나를 데려오기까지 연애가 필요했다
언제 추웠냐는 듯 피어난 개나리와 벚꽃구경으로 양재천과 석촌호수가 마비되는 곳.
선선한 여름밤엔 대교에서 펼쳐지는 무지개 분수쇼를 보러 한강시민공원을 찾기도,
어느 가을밤엔 도시 곳곳을 비추는 화려한 불꽃쇼를,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는 겨울에는 곳곳의 커다란 트리를 구경하는 맛이 있는 서울 한복판에 살고 있다.
발 딛는 곳마다 포토스팟인 도심 속에서 문득 생각한다.
"나는 사랑을 하고 있는가?"
혼밥, 혼술, 혼자 여행이 더는 특별하지 않은 시대.
혼자 있는 게 부끄럽지 않은 시대를 살고 있지만,
아직도 식당에서 혼자 밥 먹는 건 어려워 편의점을 택하거나,
술집에서 혼자 술을 따르고 있노라면 무슨 사연일까 하는 시선도 아직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정말 혼자여도 괜찮을까?
사람은 세상에 태어나는 순간부터 타인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유일한 사회적 동물이다.
탯줄을 끊는 일조차 스스로 할 수 없는 존재이니까.
그렇게 우리는 본능적으로 누군가를 찾으며 살아간다.
보수적인 집안에서 태어나 교육열 쎈 동네에서 여중·여고를 다닌 다닌 내게
성인이 되기 전까지는 연애라는 것을 먼 이야기처럼 느꼈다.
그리고 갓 스무 살, 처음 진짜 연애를 시작했다.
마치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갓 성인이 된 20대 초반에는 미숙하고 불안한 연애를 이어갔고,
끊임없이 여가를 연애로 채웠다.
사랑이라 믿었던 순간들을 잃어가며 나는 조금씩 자라났다.
짧게는 한 달, 길게는 몇 년을 함께한 사람들,
그리고 이름도 남기지 못하고 스쳐간 수많은 인연들.
그 시간들은 나에게 질문을 남겼다.
사랑은 무엇이었을까? 아니 사랑이었을까?
관계란 왜 그렇게 쉽게 무너지고, 또 그렇게 쉽게 시작되었을까?
나는 특별한 이야기를 하려는 게 아니다.
그저, 보통의 30대, 평범한 싱글로서누구나 겪었지만 말하지 않는,
조심스럽고 은밀했던 사랑과 관계, 그리고 아직도 찾지 못한 '무엇'에 대해 이야기하려 한다.
연애를 해도 외롭고, 하지 않아도 허전한 이 시간 속에서.
누구의 사랑도, 누구의 외로움도 가볍게 흘려보내지 않고,
조심스럽게 기록하려 한다.
이건 나의 작은 일기장이다.
서툴지만, 진심을 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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