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적 의미의 "배신"과"배반"은 "배신(背信 Betray)):믿음이과의리를 저버림. 배반(背反):믿음과의리를저버리고 돌아섬."으로 정리되어 있다. 좀 더 풀어서 본다면 배신과 배반은 같으나 아주 작은 조금의 차이가 있다고 생각한다. "배신은 남의 감정에 눈물로 파멸하게 만들며, 배반은 눈에 칼을 갈아 사람을 죽이려는 생각을 갖게 한다." 배신과 배반은 좋게 보면 비통이고 나쁘게 보면 죽음이나 매 한 가지라고 생각한다.
진실 씨는 살아오면서 수없이 많은 배신을 경험했다. 그중에서도 몇 번은 정말로 많이 아파했던 기억이 있다. 크게 느껴지는 배신중에서는 사촌 동생의 권유에 의해 처음으로 사업을 시작해서 물 불 가리지 않고 오로지 일만 하고 있었는데, 뒤에서는 진실 씨 몰레 업자들과 짜고 진실 씨의 열정을 송두리째 부숴버리는 뼈저린 배신을 저지르고도 변명 한마디 없이 어디론가 사 라저 버려 큰 꿈을 안고 시작했던 첫 사업을 본인 잘못도 아닌 주변 사람들의 배신으로 진실 씨의 청년시절 전 재산을 날려 버리는 쓰라린 경험을 안겨 준 사촌 동생의 배신이 기억에 깊이 자리하고 있는 아픔이다.
그 당시에는 배신이 뭔지 배반이 뭔지도 모르고 그냥 사촌 동생이 나뿐 놈이라고만 생각하면서 혼자 가슴 아파하고 열 분을 토하면서 처음 겪는 사업 실패의 아픔에 많이 괴로워했으나 시간이 흐르고 다시 생각해 보면 이처럼 사람을 속이고 다른 사람을 아프게 하는 이 모든 행위들이 배신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첫 사업의 아픔을 겨우 극복하고 K전자에서 진짜 앞만 보고 달리면서 사회에서의 성공을 위해 어떠한 불편함이나 부당함 마저도 크게 거절하지 못하고 스스로 수용하면서 착하게 열심히 성실하게 살고 있었는데, 그 수없이 많은 일과들 중에 얽히고설킨 많은 업무들을 처리하면서 자잘한 배신 배반은 수없이 많이 있으나 이를 마음에 담아 두고 괴로워하지는 않았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듯이 진실 씨도 "그래 세상 살다 보면 그럴 수도 있지 뭐"하면서 너털웃음 한번 웃고 보통 다 넘어가듯이 진실 씨도 그랬다.
그러는 와중에 진실 씨는 관리부서에서 총괄업무를 담당하다 보니 주요 거래처 사장들과 만날 기회가 많았고 또 그러다 보니 친해저서 납품업체는 물론 임가공 외주업체 등 주요 거래업체 10여 명의 사장들과 비정규적인 모임 아닌 모임을 종종 했었다. 사장들과는 나이도 비슷하고 K전자와 거래를 한지도 오래된 업체들이기에 누구보다도 업체나 진실 씨나 모든 정보에 대해서도 잘 아는 사이여서 직원들처럼 친구처럼 편하게 지내는 사장들과의 만남이었다.
진실 씨 입장에서는 각 거래업체의 애로 사항을 들을 수 있어서 좋았고 또한 좋은 의견들은 회사 업무에 반영을 할 뿐만 아니라 갑작스러운 거래업체의 불상사로 인해 자재 공급에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미연에 발지 할 수도 있었고, 거래업체 입장에서는 본사의 돌아가는 경영상황이나 앞으로의 Order 또는 납기상황 등등 거래업체들로서도 본사의 운영 상황을 알게 되면 서로가 믿고 거래를 할 수 있어서 좋아하기에 자주 만나면서 의견 교환도 하고 어떤 때는 소주도 한잔씩 주고받는 사이였다.
어느 날 그 모임에서 진실 씨는 업체들이 대표이사의 친인척 관련문제에 대해 불만을 자주 표출 해 이 문제를 이해시키고 오해 없도록 안정시켜야 했기에 조금은 과장되게, 거래처 입장에 서서 이야기를 했고, 특히 대표이사의 친인척들이 다른 직원들과는 다르게 업무에 대한 관심도가 낮고 오로지 시간 때우기 식의 안일한 태도로 업무를 대하면서 불평불만이 많은 것 또한 사실이었기에 여기에 대한 이야기를 서로의 입장에서 편하게 주고받았다. 대부분의 보통 직장인들이 회식자리에서는 상사를 안주거리 삼아 소주잔을 기울여야 맛이 있듯이, 진실 씨도 그 정도의 내용으로 친인척들을 안주거리로 삼아 말을 했고 그 자리를 즐겁게 마무리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일까? 아침에 출근을 하자마자 회사 전반적인 분위기가 싸늘하게 이상한 느낌이 몰려왔다. 혹시 어젯밤에 관리부서에서도 모르는 무슨 일이 일어난 건가 해서 여기저기 수소문을 해 봐도 전혀 직원들은 동요가 없었다. 한참 후에 터득한 사건의 전말은 바로 어젯밤 술자리에서의 진실 씨의 대표이사 친인척 이야기가 구미호처럼 꼬리를 달고 여기저기 들쑤셔서 회사가 온통 쑥대밭이 되어 있었다.
진실 씨와 헤어진 납품업체 사장 2~3명이 그 야심한 밤에 곧바로 대표이사 친척인 모 상무를 찾아가서 "진실 씨가 친인척들을 모두 회사에서 퇴출시켜야 회사가 바로 갈 수 있고, 지속적인 성장을 할 수 있기에 본인이 어떠한 방법을 써서라도 반듯이 친인척들을 모두 몰아내고 대표이사의 후계자가 될 것이라고 했다."면서 어젯밤 이야기와는 정 반대의 내용으로 거짓 각본을 만들어서 상무 등 친인척들에게 고자질을 하면서 하루라도 빨리 어떠한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진실 씨가 회사에 커다란 손실을 입힐 것 같아 큰 일이라면서 1명도 아닌 2~3명이 이야기를 하다 보니 없었던 일이 사실이 되어 있었다.
그렇잖아도 관리분야 책임자로서 예외 없이 원리 원칙대로 업무를 처리하다 보니 친인척들과는 가끔 불편한 관계가 한두 번은 있었는데 이 사건을 기회로 어떻게든 진실 씨를 제거하고자 당사자 들은 혈안이 되어 달려들었다.
그러나 진실 씨는 당당했다. 본인이 친인척들에 대해 직원 누구나가 느끼고 있는 잘못된 부분에 대한 불평불만을 말 한건 맞지만 그들 배신자들이 만들어 낸 각본처럼 극단적인 말은 단 한마디도 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대표이사등 회사의 중역들은 진실 씨의 본마음을 분명히 알고 있었기에 당당하게 그들과 맞서 싸울 수 있었다.
그래도 진실 씨는 억울함은 해명을 하고자 그 자리에 있었던 사장들에게 전화로 진실에 대해서 물어보고 답을 들었다. 그러나 그들이 언제 또 어떻게 변심을 해서 다른 말을 할지 본심에 대해서는 믿음이 가지 않았고, 2~3명의 업체사장들은 그들대로 자기들의 거짓말을 덮기 위해 온갖 수단과 방법을 다 동원해 진실 씨의 해명 요구에 부정적으로 대응해 왔다.
그러나 업체사장들이 친인척들한테 아무리 아부를 하고 잘 보여 보았자 회사는 조직이 움직이기에 그 업체에 특별하게 일감을 몰아서 주거나 단가를 올려 주는 등 불합리하고 불공정한 거래는 있을 수가 없었다. 거기에 진실 씨도 어떻게든 사실에 대해서는 해명을 하는 것만이 회사에 대한 도리일 것 같아 그날 밤 함께 자리했던 10여 명의 업체사장 모두에게 그날의 진실을 있는 그대로 일목요연하게 정리해서 사실유무를 확인해 달라는 내용증명을 발송했다.
그렇지만 불안했다. 혹시 같이 있었던 10여 개 업체사장들 전부가 친인척 편에 서는 건 아닌가? 하는 배신 배반에 대한 트라우마로 마음 한편에서는 불안함이 꿈틀거렸다. 그러나 진실은 항상 우리 편이었다. 내용증명을 통한 사실확인서를 받아보니 진실 씨가 생각했던 대로 이해를 하고 있었고 진실되게 사실적으로 답변을 해 주었다.
그러나 여우 같은 업체사장 두 명은 오래전부터 높은 자리인 상무자리에 있는 친인척과 소리소문 없이 이미 정기적으로 만나면서 술자리는 물론 골프 등을 자주 하고 있었고, 이들은 이미 형 동생하는 의형제를 맺고 있었다는 사실 자체를 몰랐던 진실 씨가 그들 앞에서 친인척들을 나쁘게 이야기했으니 그 얘기가 그들 귀에 좋게 들어갈 수가 없었다.
진실 씨는 친인척 대표 격인 상무에게는 끝까지 단 한마디 변명을 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친인척들이 하고 있는 회사 내에서의 행동들은 친인척 5~6명 중 한두 명을 제외하고 나머지는 진실 씨가 말한 내용과 전혀 틀리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대신 진실 씨가 정리해서 보냈던 내용증명에 대한 답변서를 정리해서 이 자료를 회사 측에 넘기면서 보이지 않게 의형제를 맺고 회사에 거래조건을 유리하게 끌고 가려고 했던 업체들을 오히려 깔끔하게 정리했고, 나머지 업체들은 전혀 사적인 관계가 연결되지 않는 엄격한 업체로 소문이 나면서 오히려 상거래 관계에서는 돈독한 관계가 되었다.
그러나 실은 친인척과 의형제 관계를 맺었다는 두 업체 사장은 진실 씨와도 별도로 친하게 지내는 관련 업종 사람들과의 친목 모임을 함께 하고 있었고 나이도 비슷해 10여 년 이상을 친구로 지낸 사람들이었는데 그 우정을 배신하고 진실 씨를 무너뜨리고 친인척과 가까워지면 혹여 본인들한테 무슨 큰 이득이라도 올 것으로 착각을 한 것인지는 몰라도, 진실 씨 앞에서의 그 가증스러운 행동과 뒤에서 이간질하는 배신의 모습은 많이 흐른 세월 앞에서도 지워지지 않고 가슴을 쓰리게 했다.
한 번 두 번 점점 쌓여 가는 배신의 겹으로 인해 진실 씨는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 조금씩 무서워지기 시작했다. 사람들을 아무리 많이 만나서 이야기를 하고 놀러도 다니고 친하게 지내도 모든 사람들이 다 그렇진 않겠지만 앞과 뒤가 다르게 행동하는 사람들을 구분하기가 너무나 힘들어졌다. 분명 함께 할 때는 토끼의 모습으로 귀엽고 착하게만 지내다가, 뒤로 돌아만 서면 보이지 않는 무언가의 그 욕심에 걸려들어 악마로 돌변하면서 자기를 누구보다 신뢰해 주는 호인들의 등뒤에 아픈 비수를 꽂으며 배신을 하고야 마는 이 세상이 점점 더 무서워만 갔다.
그처럼 항상 사람 만나고 친해지는 것을 조심하고 또 조심하면서 사회생활을 해 오고 있었는데 언젠가 수년을 함께 활동해 오고 있고 형님 동생 하면서 친하게 지내던 산악회회장이 지역에서 본인 말로는 사회활동이라고 말은 하는데 사회활동이 아닌 본인의 인성이나 사회성이 좋지 않다는 평이 널리 알려져 그를 아는 사람들과는 어울릴 수가 없게 되자 본인의 잘못된 인성을 가리기 위한 수단으로 커리어를 내세우고자 이끌고 있는 조그만 단체회장의 전화번호를 알려 달라고 해서 진실 씨는 아무런 부담 없이 알려 주게 되었다.
그러나 그 당시 그 산악회장 동생은 이 지역에 살지도 않았고 그 모임에 가입도 되어 있지 않았으며 진실 씨는 그 단체와 관련된 일을 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고 나서 진실 씨는 아무런 걱정이나 생각 없이 잊고 있었는데 그 단체 전체 회의가 있던 어느 날, 마침 그날이 차기 회장선거를 하기로 하고 대부분의 사회단체들이 그렇듯이 차기회장은 미리 지명을 해 놓은 상태에서 형식상으로만 회의 안건으로 처리는 하는 것이 일반적이기에 그날 그 단체도 그렇게 이미 지명을 해서 정해 놓고 발표만 남아 있는 상태였는데, 전화번호를 알아간 이후로 그 동생이 현 회장을 만나서 어떻게 어떤 공작들을 폈는지는 몰라도 회장 발표자리에 나타나서 이미 지명된 회장은 자격미달이라면서 회원도 아니었던 그 동생이 거부의견을 냄으로서 차기회장은 선출되지 못했고 현 회장이 차기 임기까지 유임해야 한다고 발표하면서 회원들 동의를 강제로 받고 말았다.
그리고서 하는 말은 자기가 OO기 기수회장으로 현 회장으로부터 임명을 받았기 때문에 발언권에는 아무런 저촉을 받지 않는다면서 말도 안 되는 주장을 했다. 진실 씨나 지명된 차기 회장이나 이 사실을 전혀 모르던 모든 관련된 회원들은 혀를 차면서 말없이 회의장을 빠저 나갈 뿐 더 이상 할 말이 없었다.
"사람들을 이해하고 안다는 것"은 아직 멀었고 진짜 진짜 어렵다는 것을 진실 씨는 또다시 느꼈고 배웠다. 어떻게 멀쩡하던 그 동생은 외톨이 본인 맘대로 하는 인성마저 쓰레기인 그 회장을 등에 업고서 수년을 함께 한 진실 씨한테 상의는커녕 말 한마디 없이 무엇을 바라고 그런 행동을 하는 배신을 했을까? 아무리 생각하고 또 생각을 해도 이해가 안 되고 가슴속 깊숙이 쓰라림만 가득하다.
거기에 더한 웃지 못할 일은 그 당시 차기회장으로 지명되었다가 순간 철회 되고만 그 지명자는 본인을 회장으로 만들어 주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던 사람들의 노력은 아랑곳없이 그대로 현 회장에게 순종하면서 매달려 끌려 다니는, 그 바보 같은 사람은 또 무엇 때문일까? 이해가 안 되고 진실 씨는 이 또한 더 나뿐 배신이라고 여겨진다.
진실 씨는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이 싫어졌다. 외모를 보거나 말을 듣거나 이제는 그 무엇을 해도 믿을 수가 없다. 도저히 믿고서 마음 편하게 대화를 할 수도 없다. 또 어떻게 언제 갑자기 변해서 배신을 할지 그 자체가 두렵다. 세상에는 착한 사람이 더 많을 것이다. 그러나 구분해서 만날 수도 없다. 사람 속은 더더욱 알 수없기 때문이다.
모든 사람을 믿고 진실을 말할 수 있고, 그 말을 진실로 받아들일 수 있는 그런 세상에서,그런 사람들만 만나고 살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사람이라면 "고마우면 고맙다. 잘못했으면 잘못했다. 미안하면 미안하다."라고사과라도 할 줄 아는 그런 사람들이 잘 사는 사회가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