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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준희 Oct 07. 2020

BTS가 반한 힙한 업사이클링

버려진 현수막으로 만들어진 가방이야기, 큐클리프

매거진 제로에서는 지금까지 옷의 탄생부터 폐기되는 순간까지 다뤄보았다. 인간의 소비에 참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패션, 안입을 수도 없고 그렇다고 적게 사자니 내 소비습관이 따라주지 않고, 새롭고 예쁜 옷들은 시즌마다 등장한다.


그렇다면 우린 어떤 소비를 해야할까? 당신이 소비를 하는 순간, 가격과 품질 그 이외의 선택기준이 있는가? 우리는 당신의 선택지 중에 친환경이 있는지 묻고 싶다. 그리고 우리가 사랑하는 몇가지 브랜드를 제안한다.





처음 큐클리프를 만났던 때를 기억한다. 우산을 가지고 필통을 만든다던 그 브랜드. 서울환경영화제와 깊이 인연이 있던 내가 어쩌다 알게 되어 지금은 자타공인 '큐클리프 빠순이'로 활동 중이다. 가지고 있는 거의 모든 제품 카테고리 안에 큐클리프가 하나씩, 자리잡고 있다. 자, 거두절미하고 오늘은 이 브랜드를 파헤쳐보자(팍팍)


큐클리프 우연정, 이윤호 공동대표와의 인터뷰는 코로나19로 인해 서면으로 진행되었고 이 글은 빠순이의 애정이 가득하니 참고해주길 바란다.


큐클리프는 사용이 끝난 자원을 활용하여 업사이클 제품을 만들며, 친환경 소재를 사용하여 지속가능한 패션을 추구하는, 오랜세월을 거쳐온 우산, 현수막, 포스터 들 각기 다른 패턴과 색상, 그리고 시간이 만든 빈티지한 흔적까지 희소가치 있는 제품으로 재탄생 시킨다. upcycle, eco-friendly, recyclable, zerowaste 등 지금 시대에 필요한 새로운 개념의 럭셔리로 '보이는 것 이상의 가치'가 담긴 제품을 만든다고 한다.



최근에는 수명이 다한 광고배너와 친환경 소재 타이벡으로 현대자동차x BTS 친환경 굿즈를 몇 달 동안 열심히 만들었다고. 도쿄, 자카르타, 북경, 두바이 등 해외로 국내 폐자원 업사이클링 제품들을 배송하여 글로벌한 기업으로 거듭나는 중이다. 또 폐 낙하산 해체 작업 중 질기고 가벼운 낙하산 끈을 발견해서 마스크스트랩으로 개발해서 출시했고, 폐 차에서 버려지는 에어백과 기증받은 우산을 활용해서 에어팟 파우치도 개발했다고 하니 큐클리프 인스타그램을 팔로우 해놓고 예쁜 아이템 발굴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600D 드로우 백팩과 현수막을 업사이클링한 카드지갑 photo by. 김기훈


아무래도 패턴이 한정되어있고 어느 방향으로 어떻게 디자인을 뽑느냐에 따라 세상에서 하나밖에 없는 제품들이 나오다보니까, 인스타그램에서 발견해도 홈페이지에 가면 이미 솔드아웃인 경우가 많았다. 큐클리프 우연정 공동대표는 모든 아이템을 하나하나 고민하면서 만들었기에 소중하고 각각의 스토리가 있다고 전했다. 2018년도에 폐우산으로 파타고니아 파우치를 제작하던 도중에 제품 내부에 들어가는 보강재를 폐 현수막으로 활용해보았는데 제작공정은 더 복잡했지만 제품 퀄리티도 개선되고 전보다 폐현수막도 더 소생할 수 있어서 좋았다고. 그 우연한 계기로 지금까지 큐클리프 제품 내장재는 현수막을 활용하여 만든다고 한다.


미니 스트링 백 CMSBA208001YEF photo by. 김기훈


가장 좋은 제품이란 무엇일까? 큐클리프 제품을 자주 사용하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인조가죽이나 동물 가죽으로 만들어진 지갑, 가방들을 선택할 수 있음에도 버려졌던 현수막으로, 폐 플렉스로, 친환경 소재 타이벡으로 만들어진 제품을 선택하고 사용하는 나는 지구의 수명을 조금 더 늘렸을까? 잘은 모르겠지만 소비의 기준에 친환경과 하나밖에 없는 디자인이 들어갔다는 것은 좋은 신호일 것이다.


"일반 제품은 원하는 소재를 선택하거나 소재가 적합하지 않으면 변경할 수 있지만 업사이클 제품은 폐 자원을 활용해야 하는 사명감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업사이클 제품이 보다 특별하고 좋은 디자인으로 인정받기 때문에 장점이기도 합니다. 우리가 일상 속에서 소비하고 사용하는 제품들 중 업사이클/리사이클/친환경 제품이 얼마나 될까요? 전보다 많이 사용하고 인식이 개선된 것도 있지만, 아직 많은 분들이 일상 속에서 업사이클 제품을 사용하지 않는 것처럼 업사이클 제품 구매(소비)도 그만큼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더더욱 매력적이고 실용적인 갖고싶은 업사이클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_큐클리프

데일리 멀티 유즈- 샤코슈 백 블랙 photo by. 김기훈



큐클리프 제품 중 우리가 구매한 제품은 여러가지였는데 그 중 페트병을 재활용해 만든 가방을 소개한다. <600D 드로우 백팩 블랙>,<미니 스트링 백 CMSBA208001YEF>,<데일리 멀티 유즈- 샤코슈 백>. 전부 페트병을 재활용해 만든 제품들이다. 업사이클이 아닌 제품만큼 튼튼하고 그보다 착한 가격 덕에 손이 자주 간다. 그 중 <미니 스트링 백>은 현수막을 재활용해 만든 제품도 함께 구입하였는데, 한 디자인에 한 제품밖에 없어서 고를 때에 고민도 많았고 구매이후 솔드아웃 처리 된 것을 보니 묘한 희열도 느껴졌다. 현수막의 인쇄된 면을 뒤집어 파스텔톤이 나는 것이 특징이다.



현수막을 업사이클링해 만든 미니스트링백 CMSBA208113ZZF photo by. EOTD


 

디자이너의 역량이 대단한 티가 나는 부분은, 역시 다양한 디자인을 툭툭 무심하게 만들어내면서도 그게 또 감각적이고 심지어 에어팟 케이스부터 가방까지 다양한 제품군을 내보이는 면에서 찾아볼 수 있다. 제품은 전체적으로 편하게 걸치기 좋다. 스트릿 스타일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둘러보라 권하고 싶다.



큐클리프가 추구하는 자연스러움과 그 속에 담긴 의미, 보이는 것 그 이상의 가치를 생각하면, 누구나 팬이 되지 않을까.





MAGZINE ZERO:

과잉생산과 과잉소비를 통해 발생하는 쓰레기가 ZERO가 되는 세상을 꿈꿉니다.

매거진 제로는 GS칼텍스와 기후변화센터의 클리마투스 공모전에 수상한 EOTD팀의 프로젝트입니다.

매주 일요일에 연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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