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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준희 Sep 27. 2020

병으로 뭘 만든다고요?

제주의 페트병으로 만들어진 가방 이야기

매거진 제로에서는 지금까지 옷의 탄생부터 폐기되는 순간까지 다뤄보았다. 인간의 소비에 참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패션, 안입을 수도 없고 그렇다고 적게 사자니 내 소비습관이 따라주지 않고, 새롭고 예쁜 옷들은 시즌마다 등장한다.


그렇다면 우린 어떤 소비를 해야할까? 당신이 소비를 하는 순간, 가격과 품질 그 이외의 선택기준이 있는가? 우리는 당신의 선택지 중에 친환경이 있는지 묻고 싶다. 그리고 우리가 사랑하는 몇가지 브랜드를 제안한다.





환경부에 따르면 2018년 기준으로 전 세계 페트병 재활용 시장 규모는 68억 달러(약 8조 736억원)에 달한다. 2026년이면 125억 달러(약 15조 원)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그간 국내에서 배출되는 페트병들은 섬유시장에서 외면을 받았다. 색깔이 들어간 것이 많고 라벨이 잘 뜯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해외에서 페트 플레이크(실을 뽑아낼 수 있는 페트 조각)를 수입해 써왔다. 그리고 지난 6월, 플리츠마마는 제주도에서 회수된 삼다수 페트병을 활용해 가방과 옷을 만들어 내놓았다.


16개의 페트병이 예쁜 가방이 될 수 있다. REAH


사실 플리츠마마라는 브랜드를 알게 된 지는 좀 되었다. 옷감에 쓰는 재생 소재 중에서 가장 대중적인 것, 버려진 페트병이다. 해양 생태계 오염에 미치는 영향이 크고 재활용 효과가 높은 데다 옷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합성섬유인 폴리에스터를 만들 수 있다. 일상에서 흔히 쓰이는 소재라서 친환경 패션의 필요성을 이해시키는데도 용이하다고 업계에서는 설명했다. 그런 페트병 16개로 하나의 가방을 만드는 회사. 니트소재로 된 일명 아코디언 백 디자인의 가방. 플리츠마마에 대해 이야기 해보자.


투웨이 쇼퍼백 감귤 photo by. 김기훈




플리츠마마 왕종미 대표는 왜 친환경 소재로 가방을 만들었을까. 그는 들고다니기 편하면서도 내 패션을 해치지 않는, 폼나는 가방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친환경 제품이지만 디자인 쪽으로도 다른 제품에 뒤지지 않고 싶었다고. 그래서 그런지 플리츠마마 가방을 무채색 옷차림에 포인트를 줄 수 있는 색깔로 화려하다. 재활용 원사는 일반 원사보다 2배 정도 비싸다. 재활용할 때 분리, 세척 등의 과정이 필요하니 비싼 것이 당연하다고 했다. 그렇지만 원하는 색감이 나오고 품질도 일반 원사보다 훨씬 좋은 등 장점이 많다고.




제주 리사이클 티셔츠_제주현무암블랙, 파우치 옐로우 photo by. 김기훈


최근 플리츠마마는 제주개발공사와 제주도, 효성TNC와 함께 ‘다시 태어나기  위한 되돌림! 제주 지역자원 순환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제주 에디션을 출시했다. 이전까지 국내에서 만들어진 재활용 원사 제품들은 전부 해외에서 수입된 페트병으로 만든 것이었는데, 국내에서 수거된 페트병이 상품으로 출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우리나라는 생수 등 고품질의 투병 페트병 배출이 많은 편이지만 그 동안 타 플라스틱과 혼합 배출되어 재생섬유로의 활용이 제한적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제주 지역의 자원순환 시스템을 구축하는 프로젝트를 통해 국내산 페트병을 활용한 고급 재활용 원사 추출이 가능해졌다고 한다. 이렇게 탄생한 ‘플리츠마마 제주 에디션’은 여름 니트와 쇼퍼백, 네트백, 나노백 등 4종으로 구성되었으며 제주를 상징하는 감귤, 바다, 비자림, 현무암에서 모티브를 얻은 색상을 입혀 제주의 정체성을 표현한 것이 특징이다.



수 많은 제주 페트병으로 만든 제품들 중 우리는 <투웨이 쇼퍼백 감귤>, <제주 리사이클 티셔츠 제주현무암블랙>, <파우치 옐로우>를 구매했다. 무엇보다, 재질이 너무 좋다. 촉감이 너무 좋아서 계속 손이 간다. 친환경이 밋밋하다는 편견을 버리라는 듯 쨍하고 강렬한 컬러감이 눈에 띈다. 에코백은 잘 사용하지 않는 필자인지라 늘어나면 어쩌지 싶었는데, 늘어나면 또 어떠한가! 늘어나면 늘어난 멋으로 매는 가방이겠거니! 하는 생각이다. 특히나 리사이클 티셔츠는 재질의 촉감이 일반 면 티셔츠보다 확실히 좋아서 온 가족들과 친구들의 관심을 한번에 받을 수 있다.

파우치든 숄더백이든, 필요하긴 한데 이쁘면 더 좋고. 환경에 크게 영향을 미치고 싶진 않은 당신에게 죄책감없이 그리고 디자인에 대한 타협없이 고를 수 있는 아이템이라고 당당히 제안할 수 있는 브랜드이다.



플리츠마마, 지금 당장 구매하고 뺏기지 않도록 조심할 것!



출처: 동아닷컴 기사 ‘페트병 가방’ 만들고, 분리배출 캠페인… 친환경 마케팅 나선 기업들

        동아닷컴 '올가을 패셔니스타는 ‘페트병’을 입는다'

        메트로서울 '제주삼다수, 친환경 가방으로 재탄생한다'





MAGAZINE ZERO:

과잉생산과 과잉소비를 통해 발생하는 쓰레기가 ZERO가 되는 세상을 꿈꿉니다.

매거진 제로는 GS칼텍스와 기후변화센터의 클리마투스 공모전에 수상한 EOTD팀의 프로젝트입니다.

매주 일요일에 연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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