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와 아기

가족과 함께 찍기

by 늘보

남편, 아기, 나.

이 세 사람 중에 주로 내가 카메라를 잡다보니 자연스럽게 아기와 남편이 함께 있는 모습을 카메라에 담게 된다.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두 사람의 모습을 보면 흐뭇하게 웃다가도 카메라를 가지러 뛰어가는 내 모습을 보게 된다. 우리 아기는 엄마보다 아빠를 더 좋아한다. 젖 먹는 시간만 빼면. 남편도 자신을 똑 닮아가는 아기와 사랑에 빠진지 오래다. 서로 좋아하는 두 사람이 만났으니 그 모습이 어찌 아름답지 않을 수가 있을까. 사랑에 빠진 두 눈을 서로 깜빡이며 웃는 모습은 카메라 뒤에 있는 나도 기분좋게 한다.


남편 미카엘은 아기의 감정을 잘 느끼고 좋아하는 것들을 잘 안다. 아기가 일어나 아빠를 처음 마주할 때, 아기가 좋아하는 놀이를 같이할 때, 뽀뽀와 허그 세례를 할 때, 아빠가 하는 행동을 아기가 따라하려고 할 때 등 아빠와 아기가 함께하는 시간 속에 담긴 두 사람의 감정과 유대감이 고스란히 사진 속에 담긴다. 억지로 유도하려고 해도 만들 수 없는 순도 100%의 표정들이 말이다. 지난 1년간 찍은 아기 사진 중에 내가 좋아하는 사진들은 주로 남편과 아기가 함께 담긴 장면들이다.


나중에 이 사진을 보며 우리 아기는 무슨 말을 할까. 아빠의 사랑을 듬뿍 받는 모습들을 보며 아빠에 대한 사랑과 고마움을 느끼게 되지 않을까. 그 아기가 자라 아빠가 된다면 자식에게도 똑같은 사랑을 주지 않을까. ‘엄마는 그럼 뭐했어?’라는 질문을 던지지 않을까 걱정되기도 하지만 나중에는 카메라 뒤의 엄마의 시선을 이해할 줄 아는 때가 오겠지.


때로는 격정적인 부자의 사랑에 끼어들 틈이 없어 질투가 날 때도 있지만 그래도 행복한 가족의 모습을 담을 수 있어 행복하다. 내가 가장 애정하는 피사체들.




# 카메라는 항상 손 닿는 곳에

아기는 내 맘대로 움직여주지 않는다. 한 번 했던 행동을 또 다시 반복하지 않을 수도 있다. 가족과 아기가 함께할 때도 지금 그 순간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카메라를 손 닿는 곳에 두었다가, 좋은 모습이 예측이 될 때는 카메라를 쥐고 셔터 누를 준비를 한다. 촬영할 준비가 되었다면 반은 이미 성공한 것이다.


# 엄마, 카메라를 피하지 말아요

출산과 육아를 하며 카메라 앞에 자신이 없어진 엄마들이 많다. 예쁜 모습이 아니라며 카메라를 피하는 경우가 많다. 헝클어진 머리, 늘어난 티셔츠, 거칠어진 피부… 그러나 나중에는 왜 찍지 않았을까 후회하는 경우가 더 많다. 아기와 교감하는 모습을 카메라 의식하지 말고 담아볼 수 있도록 하자. 아기에게는 그 모습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엄마의 모습으로 기억될 것이다. 그래도 자신이 없다면 엄마가 메인이 되는 빛을 등 뒤로 오게 하고 아기와 함께 촬영하면 얼굴보다 실루엣이 강조된 모습을 담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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