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날이 뜨거워서 힘들었기 때문에 아침 일찍이 걷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 일찍 나섰다. 마치 시골에서 아침 일찍 일을 나가는 것처럼 뜨겁기 전에 조금이라도 더 걸으려는 것이다.
남원 포구에서 이른 아침에 물질을 나가려고 채비하는 해녀들이 있었다. 아마도 곧 출발하려는 것 같다.
남원포구 해안 길도 잘 정비가 되었는데, 그중에서 파도를 닮은 바위가 있었다. 이 바위를 파도가 치는 모양으로 알고 여기에 세워놓은 것일 것이다.
얼마 지나 않아서 큰엉을 만났는데, 큰엉은 큰 언덕이라는 제주도 방언이라고 한다.
여기 큰엉은 갖가지 모양을 한 용암 덩어리가 언덕을 이루어서 바다와 만나 수려한 해안 절경을 만든 곳이다.
바다 위에 언덕에는 나무와 넝쿨이 우거져서 터널처럼 되어 있어 햇볕을 가려주어 걷기 좋은 길이다.
그 길이가 무려 1.5Km 된다고 하고, 중간에 기암괴석이 볼만하다.
호두암과 유두암이라고 붙은 곳은 호랑이 머리처럼 생긴 바위는 호두가 연상되지만, 유두 바위는 아무리 상상해도 그렇게 보이지는 않았다.
이 바위를 지나면 큰 바위에 큰엉이라고 쓴 바위도 보인다.
밑으로는 푸른 바다이고 햇볕을 가려주는 나무 그늘 길도 끝나고 해안 길은 마을 쪽으로 나 있다.
위미 2리 마을에서는 동백나무 군락지로 유명하다. 150년 전에 이곳에 시집온 할머니가 한라산에 받아온 동백나무 씨앗을 심어서 방파제와 울창한 숲을 만들었다고 한다. 위미 2리뿐만 아니라 제주도의 명물 동백나무 군락지가 되었다.
위미 2리 마을 지나서 다시 해안선을 따라가는데, 실제로 물질하는 해녀들이 바다에 떠 있다
어려운 길을 돌아서 나온 것이 위미 포구이다. 위미 포구를 들어가기 전에 돌들이 범상치 많다.
그런데 올레길이 위미 포구가 위치한 지형에 따라 골목길을 들어갔다가 다시 큰길로 나오고 조잡하게 만들었다는 인상이다.
중간에 330년이라고 쓴 곰솔이 보호수로 지정되어 있었는데 지금까지 본 해송 중에 가장 큰 나무이다.
위미마을 해안 길은 시원하게 나 있으면서 중간쯤 해안 담벼락에 붙어 있는 글귀들이 눈에 들어오는 문구가 있다.
인생 이모작이나
정리 문구가 눈에 들어와 한참을 바라보았다,
위미마을의 넙빌레는 바닷가에서 용천수로 주민들이 피서를 즐길 곳으로 남탕과 여탕이 구분되어 있었다.
신례 2리 마을을 지나면서 돌담도 아름답지만 돌담 밑에 핀 칸나 꽃이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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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레길 5코스가 끝나고 있었다. 쇠소깍 입구까지가 5코스이고 쇠소깍 계곡은 6코스가 시작되는 곳이다. 멀리 한눈에도 평범하지 않다는 느낌이 오는 계곡이 나오기 시작했다.
쇠소깍의 멋진 비경이 나타난다.
쇠소깍은 현무암 지하를 흐르는 물이 분출하여 바닷물과 만나 깊은 웅덩이를 형성한 곳이다. 쇠소깍은 제주도 방언으로 쇠는 지명이고 소는 연못이라는 뜻이다. 깎은 단순한 접미사이다. 쇠소깍 옆에는 검은 모래 해변이 나오고 소금막이란 지명도 나온다. 소금막은 소금이 귀한 때에 가마솥에 바닷물을 끓여서 소금을 만든 곳이다.
하효 포구를 가기 전에도 바닷가 언덕에는 기암괴석이 많은 곳으로 모녀 바위도 있고 절경을 자랑하는 올레길이다. 하효 포구도 아름다운 작은 항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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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보이는 섶섬은 위미 마을 해안 길에서부터 계속 보이는 섬으로 점점 커져 보인다.
섶섬 바로 앞에 있는 돌하르방은 위치가 좋아서 지나가는 사람들이 기념사진을 많이 찍고 있었다.
보목포구에서 점심을 먹었다. 제주도는 역시 해산물이 많은 곳이고 그중에서도 물회가 유명한 것 같다. 포구에는 물회 집만 네 집이 있었고, 자리물회와 한치 물회가 주메뉴이다. 제주도에 왔으니까 자리물회를 택했다. 이렇게 점심시간에 식당을 만나기도 힘든다.
섶섬이 보이는 해안선 길에서 멋진 나무 터널을 만난다.
터널을 지나면 별천지가 나올 것을 기대했지만, 지금까지 보아온 바닷가의 해안선이 나온다.
점심 후가 가장 뜨거운 때이다.
너무 더워서 햇볕에 살이 익을 것만 같고 땀이 너무 많이 나니까 쉴 곳을 찾아서 한참을 쉬었다.
한 여름에 걷는다는 것은 햇볕이 강해서 너무 힘이 든다.
걷는 사람도 여행을 목적으로 하지만, 마음이 허한 사람이 있는 것 같다. 걸으면서 생각을 많이 하고 복잡한 머리를 정리하기 위해서 걷는 사람이 많다. 실제로 걸으면 마음이 편해지고 단순해지기도 한다. 할 일이 많고 행복한 일이 많은 사람은 걸을 시간도 없지만 걸을 이유도 상대적으로 적은 것이다. 여행도 차를 타고 다니면서 구경하는 것과 걸으면서 구경하는 것은 다르다. 걷는 것이 힘드기 때문에 풍광을 즐기는데 신경이 덜 간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더운 여름날에도 걸으면 건강이나 마음에 도움이 된다는 것은 확실하다.
해안숲길을 계속 가니까 바닷가에 소천지가 나오는데, 백두산 천지를 닮았다고 붙여진 이름이다.
소천지 옆에 있는 바닷가에는 다이빙하는 사람들이 무척 많은데 너무 더워서 같이 들어가 몸을 식히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지만, 바닷물을 씻을 수 있는 물이 없어서 그냥 구경만 했다.
해안선을 따라 만들어진 국궁장은 바다의 해안의 지형을 이용해서 만든 것인데 해변에는 사람이 지나지 않으니까 좋은 곳에 자리한 것 같다.
멀리 바위와 나무 사이로 서귀포시가 보이기 시작한다.
서귀포 시내 입구에 소라 성은 작은 건축물이지만 위치한 곳이나 단순하면서도 곡선이 갖는 아름다운 미적 요소가 돋보이는 건물이다. 지금은 폐쇄된 건축물이지만 주변의 바다와 언덕 위의 풍광과 잘 어울리는 건축물이다.
얼마 가지 않아서 서복공원이 나오는데 이곳에는 진시황의 불로초 공원도 나온다. 진시황이 불로초를 구하기 위해서 영주산이라 부르는 한라산에 온 것을 착안해서 공원을 만든 것 같다.
서복공원을 지나서 이중섭의 거리로 올레길은 만들어졌다.
이중섭 화가가 살던 초가집도 보존되어 있었고,
그 뒤편에 이중섭 미술관도 있었다.
한국전쟁을 피해서 1년간 서귀포에 머문 것을 계기로 거리도 만들고 매년 이중섭 예술제도 개최한다고 한다.
오늘 순례의 마지막은 서귀포 매일 올레시장 구경했다. 시장은 현대식으로 잘 만들어져 있고 시장을 찾는 사람도 많았다.
회를 만들어 파는 곳과 하우스에서 재배한 귤이 가장 인기 있는 상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