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올레길 8일차

by 안종익


오늘은 올레길 14코스 마지막 부분에 있는 월령리 마을에서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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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은 기온이 내려간다는 예보가 있어서 눈이 오지 않을까 생각을 했는데, 비가 내리고 있다.

일기예보도 눈이 온다는 예보가 있었는데, 비가 오고 있는 것이다. 입기 싫은 비옷을 또 입었지만, 날씨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월령리 마을은 유난히도 선인장이 많이 보인다. 이곳은 선인장 자생지가 있을 정도로 선인장으로 유명한 마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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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령리 바닷가에 도착하니까 멀리 풍력발전기 질서정연하게 서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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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영리 포구에도 발전기 1기가 높이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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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령리 마을을 지나니까 비양도가 보이는 곳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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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부터는 멀리 비양도를 바라보면서 바닷길을 걸어가는 곳이다.

비양도 해안 길은 바람이 세게 불어 파도가 높이 치고 있다. 바닷가 도로로 파도가 넘치는 곳도 보인다. 멀리 등대가 외로이 서 있는 모양이 잔뜩 낀 구름과 바람으로 더욱 쓸쓸하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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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양도가 선명하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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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이 서 있는 등대를 지나서 금능리 마을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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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은 그칠 기미가 없어 보이고, 걷기도 힘들고 장갑이 젖어 손이 시리다.


금능포구를 구경하고 옆에 있는 단물깍을 보던 중에 비가 진눈깨비로 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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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눈깨비가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바람과 함께 휘몰아친다.

입고 있던 우의가 배낭에 걸려서 찢어지고 진눈깨비를 온몸으로 맞으면서 걷다가 급하게 가까운 가정집 처마 밑으로 피했다.

그렇게 잘 보이던 비양도도 눈이 가려서 보이지 않고, 앞에 있는 금능포구에 정박한 배 외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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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 가까운 곳에 편의점이 있다. 그곳으로 들어가 잠시 머무르면서 밖을 보니까 앞이 안 보일 정도로 눈이 내린다. 편의점 주인의 말이 제주도의 눈은 비와 같이 오는 경우가 많고 비가 오다가 갑자기 눈으로 변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날씨 변덕이 심한 곳인 것이다.

비옷을 다시 구입해서 걷기 시작한다.

바람이 불고 눈이 내려서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가 되니까 올레길 찾기도 힘들었다. 오직 센 바람 속을 걷는 것만 애를 쓰다가 보니 금능해수욕장 부근을 걷고 있었다.


어제 온종일 비를 맞고 걸었는데, 오늘은 날씨가 좋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더 험악한 날이다. 제주에는 바람이 세다는 말은 들었지만 이렇게 걷기도 힘들 정도로 세게 부는 것을 경험하고 있다. 날려가지는 않지만 앞으로 걷기가 힘이 든다. 간혹 뒤에서 바람이 불어주면 그래도 걷는데 어려움이 없지만, 앞에서 정면으로 불 때는 걷지 못할 정도이다. 불어오는 바람 속에 눈발이 얼굴을 바로 때리기 때문에 심한 경우는 뒤로 돌아서 뒤 걸음으로 걸어간다.

바람이 한 방향으로 부는 것이 아니라 사방에서 순서 없이 불어오니까 예측할 수 없어 더 힘이 들었다. 오직 보이는 것은 높이 치는 파도와 사정없이 내리는 눈밖에 보이지 않는다.

이런 길을 포기하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어디 들어갈 곳이 없으니까 앞으로 갈 수밖에 없었다.

한참을 힘들게 눈보라를 마주 보면서 걷다가 간혹 바람이 잠잠해지면 걷는 것이 그렇게 편하다는 것을 느꼈고, 아프던 발도 오늘은 아픈 것을 못 느끼고 날씨에만 신경이 간다.

협재포구를 지나서 옹포리 포구를 지나면서 이런 날씨에 바람을 통째로 맞으면서 내가 왜 걷는지 생각하게 한다. 앞으로도 이틀 정도 더 눈이 오면서 최대의 한파가 이어지고, 지금 제주도는 모든 입 출입 항공기나 배가 통제되었다고 한다.

이제 한림항이 어렴풋이 보이면서 올레길 14코스도 끝나가는 것 같다. 오늘은 온통 눈과 바람과 같이 힘들게 걸어온 길이다.


점심시간이 되어서 한림항 부근에 있는 바닷가 식당에 들어갔다.

통유리를 통해서 무섭게 물결치는 파도와 그 파도가 방파제를 넘어서 높이 솟구치는 파도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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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식당 안은 고요하고 따뜻하다. 그렇게 힘들게 걷고 나서 마주한 점심은 행복감을 주는 것 같다. 그래서 부지런히 움직이고 힘들게 무엇인가를 해야 만족감을 느낀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이다. 오늘도 내 입맛에 꼭 맞는 제주막걸리를 반주로 먹었다.

점심을 먹는 시간이 휴식하는 시간이었다.

점심 후에 오늘은 여기서 멈출까 하는 생각도 했지만, 힘들지만 한 코스 더 가기로 마음을 먹었다.


올레길 15코스는 다시 시작할 때도 여전히 바람과 눈이 기승이다.

오후 걷기를 시작했지만 여전히 눈과 싸우다 보니까 주변에 풍광은 눈에 잘 들어오지 않는다. 대수포구를 지나서 한림 읍내의 길을 갈 때는 바람을 막아주는 곳이 많아서 걷기가 조금은 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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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리 사무소를 지나면서 올레길 15코스도 A코스와 B코스로 나우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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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도 바닷가인 B코스를 선택해서 걸었다.

B코스는 수원리 사무소를 지나서 직선으로 바닷가 쪽으로 가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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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에서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어 농로를 걷다가 다시 왼쪽으로 바닷가로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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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에 들어서자마자 바람이 너무 세게 불어서 잠시 주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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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도 바람이 정면으로 불어서 뒤돌아서 한참 있다가 뒤 걸음으로 천천히 걸어갔다.


파도가 치지만 바닷길의 해안선은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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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에 바다를 바라보면서 서 있는 사찰도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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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로 쌓아놓은 돌담들이 날씨만 좋았으면 좋은 구경거리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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