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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종익 May 20. 2024

서해랑 길 12일차


세한 대학교 옆으로 영산강 마지막 부근인 영산호 위쪽 호수 길을 따라서 시작하는데, 전날에 상당히 걷다가 숙소로 갔었다. 

아침에 다시 걷기를 시작한 곳은 영산호에서 전남 농업박물관 옆에서 울창한 나무가 있는 도로를 돌아서 박물관 정문 앞을 지나서 삼호 대교 방향으로 걷는다. 아직은 영암이라서 걷는 중간에 영암의 특산물인 무화과 조형물이 보인다.

이른 아침이라 오랜만에 일출을 보았다. 

삼호 대교를 건너기 시작하면서 아침 햇살이 비치기 시작한다. 

삼호 대교는 영산호를 가로질러서 목포로 가는 다리이고, 넓은 호수처럼 길이도 길다. 영산호에는 아침 고기 잡는 배들이 보이고 영산호 넘어 아파트 단지들도 어렴풋이 보인다. 


삼호 대교가 끝나고 영산호 제방이 시작되는 곳에 영암과 목표 경계가 나온다. “낭만 항구, 맛의 도시”라는 목포를 알리는 높은 조형물이 서 있다. 

영산호를 넘어서 목포로 들어와 한참을 걸어야 17코스 영암 구간이 끝나고, 18코스 목포 구간이 시작된다. 처음에는 바다를 향해서 직선 개천 길을 따라 내려간다. 바다를 만나는 곳에서 개천을 건너는 모양 좋은 다리가 놓여 있다. 이 다리를 건너면서 건너편에 멀리는 조선소도 보이고, 바로 건너편에는 어제 거쳐온 영암 미술관이 보인다.

해안을 따라서 걷기 좋게 우레탄 포장을 해서 길을 잘 만들어 놓았다. 아침이라서 시민들이 아침 운동을 하는 사람이 많았다. 여럿이 담소하고 가는 사람도 있고 혼자서 힘 있게 걷는 사람도 있다.

공기도 맑고 운동하기 좋은 휴일 아침이라 모두가 즐거운 표정이다. 우레탄 길이라 걷기도 편한 길이고, 길 중간쯤에 연인의 거리를 만들어 놓아 바다에는 분수가 있고 주변에 넓은 공간이 마련되어 밤이면 연인들이 많이 찾을 것 같다.


기분 좋은 바닷길을 걷다가 굽어지면서 멀리 바위산이 보인다. 머리에 생각나는 산이 목포는 유달산이라 조금 낮아 보이지만, 위치로 봐서는 유달산이라 추정해 본다. 우레탄 길이 끝나는 곳에 갓바위를 표시하는 표지석이 나온다. 그 앞에 있는 물고기 조형물도 꽃밭에 노는 물고기처럼 잘 만들어 놓았다. 

여기서부터는 테크 길이 바다로 나 있다. 테크 길을 걸어가다 보니까 바닷가 바위의 모양이 범상치 않다. 첫 번째 본 바위도 많이 특이했지만, 조금 더 가보니까 삿갓을 쓴 모양이 뚜렷한 두 개의 바위가 신기할 정도의 모양이다. 

여기 삿갓을 쓰고 있는 암석의 모습에서 갓바위란 명칭이 유래되었다. 이러한 모양은 화산재가 굳어진 응회암이 파도에 따른 충격과 바닷물의 염분에 의해 생긴 것이다. 

여기에는 전설이 병든 아버지를 모시고 소금 팔아 사는 젊은이가 아버지 병환을 치료하기 위해서 부잣집 머슴살이를 들어가 일을 했으나 주인은 품삯을 주지 않아 돌아와 보니 아버지의 손발은 이미 식어 있었다. 크게 후회하고 좋은 곳에 모시려다 실수로 관을 바다에 빠트리고 말았다. 불효를 통회하며 갓을 쓰고 자리를 지키다가 죽었는데, 이곳에 두 개의 바위가 솟아 올아 큰 바위를 아버지 바위라고 하고 작은 바위를 아들바위라고 불렀다.

또 한 가지는 부처님과 아라한이 영산강을 건너 이곳을 지날 때 잠시 쉬던 자리에 쓰고 있던 갓을 놓고 간 것이 바위가 되었다는 전설이다. 

이 갓바위를 지나서 테크 길을 걸을 때 먼저 본 바위산이 유달산이 아니라 입암산이라는 것을 알았다. 


목포문화 예술 회관은 지나서 삼학도로 들어갔다. 삼학도는 세 개의 봉오리로 이루진 산으로 간척으로 옛 모습은 잃었지만, 아직도 목포시민들의 휴식공간이다. 잘 꾸며진 조경수들이 있는 공원으로 특이하게 경북도민의 숲도 자리하고 있다. 화합의 차원에서 만들어진 숲인 것 같고, 

그 옆에 김대중 노벨평화상 기념관이 자리하고 있다. 이곳은 삼학도의 중심에 자리하고 있고, 잘 꾸며진 조경수와 여기서 여러 가지 행사도 하는 곳이다. 

뒤를 돌아가면 여러 가지 모양의 다리와 물길이 아름답게 조성되어 있다. 

물길을 따라서 가다가 보니 이번엔 진짜 유달산이 멀리 보이면서 바위산이 선명하게 보인다. 

삼학도를 나오면서 바다가 항구가 보이는 곳으로 가면 목포항이 푸른 바다에 양쪽에는 배들이 정박해 있고 멀리 항구가 보인다.

목포연안여객터미널이 있는 곳으로 이동하면서 지나는 곳이 수산시장이다. 이곳의 건어물 판매장 건물에 쓰인 문구가 “목포는 항구다”라는 것이 목포를 대별하는 말인 것 같다. 

목포연안여객터미널에서 주변의 홍도를 비롯한 대부분이 여기서 출발한다. 

목포에서 유달산으로 가는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갔다. 

유달산을 거쳐서 바다 건너섬까지 같다고 올라오는 것으로 유달산을 가까이서 볼 수 있었고, 바다와 함께 목포 시내를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았다. 


다시 목포 시내를 걸었다. 시내의 모습들은 대도시의 모습이고 날씨가 오월이지만 무더운 날씨라서 걷기가 힘이 들었다. 특히 오후에 더 더워지고 햇볕이 따가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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