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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종익 May 20. 2024

서해랑 길 13일차

오늘은 목포 시내에서 시작하여 도심을 걷다가 외곽지 쪽으로 걸어 무안으로 가는 코스이다. 

차들이 많이 다니는 시내 길을 지루하게 걸어서 목포 IC 근처에 와서 왼쪽으로 내려간다.

붉은 아스콘 길을 걷다가 보니 곧 농로 길이 나온다. 익숙한 농로 길을 이른 아침에 조용히 걸어간다. 

논들이 나오고 곧 모내기하려고 논에 물이 차 있는 곳이 많이 보인다. 다시 작은 방조제로 올라가서 걷는데, 중간쯤에서 목포를 지나고 무안 땅으로 넘어왔다. 

무안에서 만난 첫 번째 마을은 마동리이고 아침 일찍 한 무리의 할머니들이 운동을 다녀오고 있다. 


다시 방조제를 지나면서 뻘이 보이는 바다가 나온다. 마동 마을을 지나면서 아래로 바다가 보이는데 물이 빠진 바다에는 닭섬이 뻘 가운데 있다. 


다시 들판을 지날 때 한창 수확 중인 완두 콩이 많이 달린 밭이 논에 들어온다. 지금은 완두 콩도 수확하지만 마늘을 수확하는 곳이 많다. 들에서 일하는 농부 중에서 할머니들은 수건으로 얼굴을 가리고 일하고, 젊은이들은 마스크로 햇볕이 스며들 틈을 주지 않고 가리고 일을 한다. 모두 햇볕에 얼굴 타는 것에 신경 쓰는 것 같다.


언덕길을 한참을 올라가니 복용 마을이 나온다. 제법 큰 마을이고 경로당도 있고, 그 앞에 정자가 있다. 정자는 유리문을 달아 놓아서 바람을 막아주고, 그 안에는 냉장고와 에어컨이 설치되어 있다. 정자가 위치한 곳이 마을 입구여서 오가는 사람들이 모두 보이는 곳이다. 

복용 마을을 지나서 월호 마을 입구에 참한 저수지가 있고 그 주변에 벚나무가 심어져 있어 봄에는 볼만한 곳이 될 것 같다. 

월호 마을에도 앞 넓은 들판에 한창 모내기를 준비하는 것 같다. 


마을을 지나 논들이 많은 곳에서 큰 저수지를 만난다. 

저수지는 바다를 막은 방조제에서 시작해서 청계면 소재지까지 길게 이어져 있다. 

이 저수지를 따라서 만들어진 서해랑 길은 저수지 뚝을 따라서 걸어가는 길이다. 멀리 청계면 소재지가 보인다. 

저수지 긴 길을 땡볕에 그대로 걷는다. 이 길도 햇볕을 가려줄 건물이나 나무가 없는 한여름에 걷기 힘든 길이다. 

계속 이어지는 저수지 물길은 먹이를 찾아서 기다리는 왜가리들이 많이 보인다. 가만히 먹이를 기다리는 왜가리들이 내가 지나가면 조용히 있다가 어김없이 날아간다. 아마도 멀리서 오는 사람의 인기척을 알아채고 준비하고 있다가 날아가는 것일 것이다. 

지금 내가 걷는 저수지 길은 왜가리를 날리면서 걷는 길이다.


긴 저수지 길을 걸어서 청계면에 들어섰다. 처음에 있는 마을이 백련동인데, 마을이 조용하다. 한참을 가니 게이트볼 경기장이 나온다.

경기장 안에 사람이 많이 보여서 들여다보니까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게이트볼을 하고 있다. 요즈음은 일만큼 운동도 열심이다. 이곳에 사람들이 주변에서 가장 많이 모여있는 곳이다. 


숙소가 있을까 해도 돌아보아도 있을 만한 곳이 없다. 부근에 목포대가 있는 곳이고 이곳이 이번 코스의 종점이지만, 머물지 못하고 목포 시내로 갈 예정이다. 

마침 버스는 100번과 200번이 자주 목포 시내와 무안 시내를 다닌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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