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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랑 길 36일차

by 안종익

다사리 아침이 밝아오고 산 위로 여명을 지나 붉은 기운이 짙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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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일출을 볼 것 같다. 걷기를 시작하는 때가 이른 아침이기에 일출을 볼 때가 많다. 지금 보이는 광경이 해가 곧 떠오른다는 것을 안다.

그렇게 붉어지면 일출을 볼 좋은 자리를 찾다가 해가 떠올라 일출을 놓치는 경우가 많았다. 저 정도로 붉은 기운이 보이면, 그 자리에서 잠시 바라보면 순식간에 해는 올라온다.

잠시 붉은 곳을 바라보니 해가 이글거리고 올라온다. 오늘은 맑은 날씨가 될 것 같다.


다사항에도 아침에 배들이 바다로 나가고 있다. 상쾌한 아침 공기를 마시며 다사리의 해변 길을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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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길은 생태탐방로이면서 잘 조성된 해안이다. 해안 정비를 잘했지만, 풀들이 너무 자라 무성하다.

오랜만에 파도치는 바닷물을 보면서 걷는데, 해안에 소라 조형물을 실감 나게 만들어 놓았다. 마치 큰 소라와 작은 소라가 바다에서 올라와 지나가는 사람을 구경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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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탐방로는 앉아서 쉴 의자와 공간을 만들어 놓고, 조형물도 여럿 있다. 이번에는 대리석 조각이 바위에 기대어 바다를 바라보고 있다. 뒤편에는 모래밭 위에 해송들이 배경이다. 그 밑에는 해안에 긴 백사장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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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안 백사장이 끝난 부근에 물이 빠진 장포 항이 있다.

장포 항에는 배들이 물 빠진 갯벌 위에 있지만, 항구 위 공터에 배들이 정박해 있다. 배들이 땅 위에 정박한 것이다. 항구보다 더 많은 배가 땅 위에 정박해 있어 구경하러 들어갔다. 이 배들은 항구에 물이 빠지면 바다로 경운기가 이동시키고 있었다.

항구에 물이 빠지면 경운가 배를 끌고 배가 뜰 수 있는 바닷물이 있는 곳까지 띠우고, 다시 이곳에 돌아오는 것 같다. 그래서 경운기 대가리를 개조해 높게 달아 바닷물 속으로 배가 뜰 정도 깊은 곳에 들어갈 수 있게 만든 것이다. 특별한 장포 항의 모습을 보면서 다시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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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포 항을 지나서 농노를 돌아서 다시 바다가 보이는 곳에서 섬 하나가 외로이 떠 있다. 그 섬을 구경하다가 곧 멀리 쌍 섬이 보인다. 멀리 보이는 쌍 섬이 좋아 보여 놓치지 않으려 부지런히 사진을 찍는다. 서해랑 길에서 다시 보지 못할 수도 있고, 더 좋은 포토존이 어딘지 모르기 때문이다. 보일 때 찍는 것이다.

그 쌍 섬을 서해랑 길에서 더 잘 볼 수는 곳으로 가고 있었다. 이 57코스의 종점인 선도리 갯벌체험 마을 앞에 있는 섬이었다.

넓은 바다가 보이는 선도리 갯벌체험 마을에 들어서는 입구부터 소나무가 사는 바위섬이 앞에 있고, 해안선도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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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에는 쌍 섬이 떠있고 해안에는 해송 군락으로 멋진 해변이다. 길은 쌍 섬을 바라보며 큰 갯벌이 있는 곳으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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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도리 앞바다 쌍 섬은 애절한 전설이 있는 섬이다.

빈부의 차가 있는 청춘 남녀가 이곳 해당화 향기에 취해서 만나 사랑을 하다가 한 집안의 반대로 이루어지지 못한다. 그다음 해 다시 해당화가 향기가 날 때 만났던 날 이곳에서 재회한다. 서로를 지극히 사랑해서 평생 같이 있을 방법은 죽음뿐이라고 여기고 손을 잡고 이곳 바다로 들어가 나오지 않았다. 그다음 선도리 앞바다에 거북과 고래를 닮은 섬이 쏟았다고 한다.

썰물 때 쌍 섬으로 들어가는 길이 나온다. 이때 청춘 남녀가 손을 잡고 섬을 돌면 사랑이 이루어진다는 전설이 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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갯벌 광장에 만들어진 갈매기 청동 조각도 앙증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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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도리 갯벌체험 마을에서 서해랑 길 57코스가 끝나고 다시 시작하는 길은 해변을 지나서 목 백일홍 가로수가 있는 도로 길을 따라가면 농노와 소나무 숲에서 갑자기 넓은 바다와 백사장이 나온다. 띠목섬 해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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띠목섬 해변 고운 모래 위 해변을 걷는다. 끝은 보이지만 걸어도 끝날 것 같지 않은 해변을 혼자서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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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변에서 물이 들어왔다가 나가고 아직 모래가 젖어 있는 곳을 걸었다. 그곳이 물에 굳어져 걷기에 가장 좋았다. 백사장에는 조개껍질이 파도에 밀려와서 해변을 하얗게 덮고 있다. 조개껍질은 파도에 밀려와 계속 쌓여만 가는 것 같다. 해변의 해송이 백사장과 같이 나란히 조성되어 있고, 바다에서 불어오는 선선한 해풍도 너무 맑다.

이 백사장 길을 파도를 보고 소리를 듣고 걷는 것이 너무 좋다. 조개껍질이 밟혀서 부서지는 소리와 촉감조차 좋았다.


긴 백사장이 끝나고 홍원항으로 가는 도롯가에 만두와 찐빵 가게가 나온다. 만두와 찐빵 찌는 수증기가 멀리서도 보였다. 이런 곳을 여행 중에 지나칠 수 없었다. 젊은 청년이 친절하게 웃으면서 맞이한다. 바다를 바라보고 먹는 만두 맛도 띠목섬 해변만큼 맛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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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원 항구에 배들이 정박해 있고 바다로 나갔던 낚싯배들이 항구에 들어온다.

배에서 내린 낚시꾼들이 고기 가방을 들고 주차장으로 가고 있다. 부두에 낚시하는 사람도 조용한 항구와 함께 한가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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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장대 해수욕장은 고개를 넘으니 넓은 백사장을 자랑하면서 나온다. 해송 숲과 백사장이 넓어서 아름다운 해수욕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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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빈 해수욕장이지만 해수욕장 모래밭을 걷는 여인들이 있다. 춘장대 해수욕장 중간쯤에 풍차 두 개가 이색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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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바다가 잘 보이는 해변에 앉아 쉬면서 오늘 걷기를 마무리한다.

너머가는 낙조를 바라보는 백사장 위 연인들이 춘장대 해수욕장의 저녁 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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