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에 사는 노인들

by 안종익

오가는 사람이 드문 시골에 해가 산을 넘어가고 있다.

조용히 흐르는 개울 길 따라, 경운기에 할아버지와 그 뒷자리에 앉은 할머니가 집으로 돌아간다. 아무 말 없지만, 편안한 얼굴이다. 이런 노인들의 모습은 해지는 저녁 분위기와 비슷하다.

노인들은 전원이나 농촌에서 사는 게 어울리는 것 같다. 시골의 한적하고 오래된 느린 세월이 가는 곳이다. 일하는 노인들은 할 일이 있어 지루함을 느끼지 않는다. 그런 자연에 사는 노인들 모습은 자연같이 늙어가는 것이다. 도시에서 젊은이 사이에 바쁘게 걷는 노인의 모습, 늙어가는 세월과 어울리지 않는다.


전원같이 한가한 시골에서 노년을 보내는 꿈을 보통 생각한다.

시골은 젊어서 살던 곳이라 어쩔 수 없이 사는 노인도 있다. 또 한가한 시골로 가고 싶어도 아프면 “어쩌나” 하는 걱정으로 못 가는 노인도 있다. 그리고 아직도 일해야 하는 노인도 있다. 그래도 편한 마음으로 세월 보내기는 한적한 전원이나 시골만 한 곳은 없다.

병원이 멀리 있다지만 갈 수 있는 교통이 너무 좋아졌고, 한적한 곳에서 열심히 몸을 움직이면, 급하게 병원 찾을 일도 많지 않다. 또 건강이 불안하여 정기적으로 건강검진을 받으면, 그날은 도시 나들이 가는 날이다.

그렇게 하고도 아플 경우는 운명으로 여기고, 받아들이는 마음으로 사는 것이다. 지금 시골 사는 노인들의 병은 거의 지병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서울의 유명 공원에 가면 노인천국이다. 장기나 바둑을 뜨면서 한가로워 보인다. 하지만, 저녁이 오면 쓸쓸히 각자의 집으로 가는 모습이 노년의 외로운 모습이다. 그렇게 한가로이 노인이 모인 곳도 있지만, 낯에 지하철을 타면 온통 노인이다. 갈 곳 없는 이들이 지하철을 타고 일하러 가거나, 시간을 보내는 것이다.

1호선 전철은 온통 노인들이다. 앉을 자리가 나면 노인들이 서로 앉으려고 한다. 어떤 노인은 문이 열리면서 빈자리를 향해 뛰듯이 돌진한다. 노약자석에 젊은이가 앉아 있으면 노려보는 노인도 있다. 그렇게 자리 잡고 지하철이 끝나는 곳에서 내린다. 그리고 다시 다른 지하철을 타고 돌아온다. 지하철은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하다. 오라는 곳이 없는 노인들이 여기서 시간을 보내는 것이다. 지하철은 노인 천지이고, 무료하지 않고 젊은 사람들과 세상을 구경하는 곳이다.

청량리역 대합실, 앉아 있는 사람은 거의 노인이다. 승객도 있지만 주변에 사는 노인들이 마실 나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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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인천공항에도 노인이 가득하다. 그곳이 가장 좋고 쾌적하다고 소문이 난 것이다.

물론 이렇게 편하게 갈 수 있도록 한 것은, 노인들은 젊어서 고생한 결과이기도 하다. 그러니 노인을 무시할 수 없다. 그러나 지금 젊은이들에게 도움 되지는 않는다.


시골의 땅에 농작물과 같이 살아가는 노인도 있다. 돈 때문이 아니라 하던 일이라 계속하는 것이다. 힘들지 않을 정도로 일해서 자식이나 지인들에게 나누어 주는 것이다. 그런 노인들은 자연의 일부인 것 같다.

할머니와 밭으로 가는 노인, 바빠 보이는 얼굴이지만 편안해 보인다. 그렇게 살아가는 노인들은 이웃 눈치 보지 않는다. 몸이 늙어서 힘이 빠지면 일을 멈출 것이다. 그리고 늘 살던 곳에서 마지막까지 머무는 것이다.

도시에 살다가 한가한 시골을 선택한 노인도 있다. 한가로운 곳에서 마무리하고 싶은 마음일 것이다. 원래 노인의 모습은 복잡한 도시보다 한가한 시골이 더 어울린다. 늙은 얼굴은 시골에서는 자연스러운 모습이다.


늘 보는 들판은 애쓰며 일하는 곳이다.

일할 때는 오뉴월 땡볕에 넘어가지 않는 해를 보고 짜증 내고, 너무 추워도 일하지 못한다. 그렇게 힘들었지만 오래 살아온 곳이다. 이제 앞뒤로 보이는 산, 들이 너무나 익숙해져 영원히 함께할 느낌이다.

그런 노인은 자연과 같이 늙어갔다. 일하는 게 습관이 되어, 해 뜨면 들에 가고, 해 넘어가면 집으로 온다. 언제까지 그렇게 살지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마무리할 시간이 온다는 것도 알고 있다. 도시에 사는 노인들은 몸을 써 할 수 있는 시골 노인들이 부러울 것이다. 선택할 수 있다면 시골에 사는 것으로 하면 좋은 선택이다. 시골에 노인들이 다니는 것이 자연스러운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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