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존은 좋아하는 영화의 한 장면을 떠올렸다.
주인공인 배우가 독백을 하는 장면으로, 소설 구운몽에서 따온 것이었다.
슬피 우는 제자에게 스승이 왜 그리 우냐고 묻는다.
그러자 제자는 이루어질 수 없는 꿈을 꾸어 울고 있다고 대답한다.
그는 마음이 힘에 부칠 때면 이 장면을 떠올렸다.
이유는 모른다.
그저, 떠오르는 장면은 저 영화 하나였다.
주인공의 담백한 절규가 각인된 때문일까, 슬픈 영화였기 때문일까.
언제나 향이 피어오르는 향로와 그 장면, 눈물과 슬픔이 겹쳐 보였다.
어쨌든, 존의 고통은 갑자기 들이닥친 일들로 생겨났다.
어쩌면 좋은 소식이 올지도 모른다며 기대했건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그가 생각하기에 이 어려움은 2년을 버텨야 해소될 거라 믿었다.
사실, 아무리 어려운 일이라도 해결책은 꽤 단순할 수도 있었다.
그런 마음으로 살펴보니 열심히 버텨나가면 넉넉하게 2년 안으로 여유를 되찾을 수 있을 거라고 예상했다.
이번 고난은 지금껏 그가 살면서 맞닥뜨린 일들 중에서도 가장 컸다.
스트레스로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할 정도였고 시도 때도 없이 슬픈 감정이 울컥 올라왔다.
출퇴근 길에 눈물이 갑자기 날 정도로 마음이 아팠다.
그렇지만, 그는 긍정적인 힘을 내기 위해 아픔의 구멍을 찾아내는 사람이었다.
결국, 죽고 사는 것보다 사소한 일이라고 되뇌며 이 고난을 굳세게 이겨내 보자고 결심했다.
분명히 힘이 들고 스트레스를 받을 것이지만 결국 지나갈 일이라는 걸 스스로에게 말해주었다.
그리고 해내야만 한다고 생각했다.
애초에 욕심을 내어 벌어진 일이다.
내가 뿌린 씨앗은 스스로 거둬야 옳은 거라고 존은 스스로 말했다.
잃어야 할 게 많겠지만 언제나 삶이란 앞으로 나아가는 이에게 대답해 줄 거라고 다시 한번 격려했다.
지금은 스스로 응원하는 일밖에 할 수 없어 눈물이 났지만 받아들이고 해결하는 일에 전념하자고 다짐했다.
그러고는 눈물로 가득 찬 향로를 비워내고 다음에 시원하게 흘리기 위하여 아껴두자고 적어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