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 머치입니다.
의식의 흐름대로 해 보는 말 20240223
단 거 위에 단 거 위에 단 거.
아이들이 등교하면 한숨을 돌리고 커피를 마신다.
그날 컨디션에 따라 쓴 거 혹은 단 거로.
쓴 거 찬 거 혹은 쓴 거 따뜻한 거.
단 거 찬 거 혹은 단 거 따뜻한 거.
어떤 인스턴트커피 봉지를 뜯을 것인가.
온수 버튼을 누를 것인가. 얼음 버튼을 누를 것인가.
오늘은 그 고민을 커피집에 가서 한다.
오랜만에 만나는 동네 친구들이랑 밀린 수다를 하기로 했다.
여기 오면 달달구리 바닐라빈 라떼지.
친구가 먹을거리를 더 시켰다.
너무 예쁜 모양의 스콘.
스콘 위에 라즈베리 잼, 그 위에 초콜릿크림, 그 위에 딸기.
한 입 하는 순간 너. 무. 달. 다.
나의 커피도 달다. 궁합이 안 맞다.
정작 자기는 안 먹으면서 이걸 주문했다.
단 거 엄청나 좋아하게 생겼지만 사실 단 거 많이는 안 좋아하는데 나를 위해 시킨 것을 아니까 억지로라도 먹어본다. 참 달다.
맛있는 것을 죄다 올렸는데 너무 달아서 맛있지 않다.
나는 과유불급을 지향한다.
지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는 지점을 갈망한다.
그 포인트를 알고 절묘하게 조절할 수 있는 것은
타고난 센스인지도 모른다.
그런 감각이 있는 사람들이 진정한 능력자라 생각한다.
적당한 유머는 상황을 부드럽게 만들어 주고
재치 있고 센스 있는 사람의 이미지를 준다.
조용히 한마디 했는데 빵 터질 때의 뿌듯함과 쾌감이란.
어느 경계선을 잘못 넘는 순간 분위기는 일순간 어색해진다.
지지리 눈치도 없고 경박하거나 채신머리없는 사람이 된 듯한 느낌.
집에 와서 이불킥을 열 번도 넘게 해야 할지도 모른다.
상대방에 대한 배려가 담긴 행동도
그 사람의 성향과 상황을 봐가면서 해야 한다.
모른 채 무턱대고 하다가는 어머 왜 저래? 하며 토끼 눈을 뜰지도, 부담스러워 뒷걸음질 칠지도 모르니
여간 조심스러운 게 아니고.
그 경계를 알아채는 일,
모자라지도 넘치지도 않게 상황을 다스리고 감정을 다스리는 그 절묘한 지점을 잘 안다면 얼마나 좋을까.
요 녀석들도 각기 각각 괜찮은데 괜히 한데 뭉쳐있다가
나에게 달아도 너무 달다는 소리를 듣고 있다.
달콤한 스콘 하나에 과유불급, 중용의 도까지 의식의 흐름대로 생각한다.
하지만 이건 그리 사소한 일이 아닐 수도 있다.
다디 단 스콘을 먹고 속이 느글거려 콩나물국밥을 점심 메뉴로 삼았고 국밥을 먹은 후에는 입안을 개운하게 할 달달한 믹스커피를 찾았고
그러다 다시 아메리카노를 벌컥 마시고
입이 쓰니 또 무언가를 찾고
그렇게 커피를 마셔대서 밤에는
말똥말똥 생각의 산을 오르다 멍해져서는
뒷날 아침은 또 정신을 차리려 커피를 마시고.
지나치지 않는,
끊어 낼 줄 아는,
조화를 이루는 것을 찾아내는,
적정한 선을 지키는,
이것이 내가 잘 해내고 싶은 것이다.
딱 멋있게 완전히 폼나게.
투머치하지 않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