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 '서울살이'를 위해 1년 유학(?) 생활을 결정했다. 우연히 지원하게 된 축제프로젝트 첫 회의에서 만나게 된 한 분이 있었다. 집 근처에서 책방을 운영하고 있는 분이었다. 심지어 서울토박이었고, 이 언니는 '맛집'을 탐방하는 것을 무지 좋아하는 사람이었다. 그러면 언니와 함께한 서울 빈그릇챌린지 맛집을 소개해 보겠다.
첫째는 을지로의 성원식당이다. 이 집은 전참시의 이국주 편에 나온 곳이기도 하다. 이국주의 매니저님이 너무 맛있게 먹는 La갈비와 오징어라면사리를 보고 바로 이 언니와 약속을 잡고 찾아간 곳이었다. 연탄불에 구운 La갈비는 불향과 심심한 양념이 잘 배어있었다. 한 입을 무는 순간 사르르 녹는 이 식감이 지금 이 글을 쓰는 순간 그 맛이 생각나서 입에 침이 고였다. 갈비만 먹으면 느끼한데... 이것과 어울리는 국물은 '청국장'이다. 꼭 드셔보기를 추천한다. 내가 먹었던 청국장의 맛이 아니었다. 칼칼한 청국장 국물 한 스푼은 느끼함이 사라지게 만들어주고, 밥도둑이 따로 없었다. 3명 이상이 간다면, 오징어라면사리도 주문해도 좋다.
둘째는 회현식당이다. 이곳은 예약을 하고 가야 하며, 점심영업과 저녁영업의 메뉴가 다르다. 맛탐모임에서 점심으로 갔는데... 단일메뉴인 생선요리정식이 한상차림으로 준비가 되었다. 계절생선으로 맛있는 일본요리가 준비되어 있다. 분위기도 좋고, 특히 메로찜은 처음 먹어보는데 게살맛이 났었다. 그리고 하얀 백미밥 위에는 전복과 전복내장이 올려져 있는데... 같이 먹으니 내장의 고소함마저 느껴졌다.
셋째는 우동카덴이다. 이미 유명한 맛집이지만, '우동'의 맛을 다시 알게 해 준 곳이었다. 나는 '덴뿌라우동'을 주문했는데 면이 쫀득쫀득하고, 튀김을 따로 주시는데 국물에 적셔서 같이 먹으면 이 추운 겨울을 나기에 궁합이 좋은 음식이기도 하다. 그동안 내가 먹었던 우동은 우동이 아니었구나를 알게 해 준 곳이었다.
마지막으로 연남의 야키토리묵이다. 야키토리 오마카세를 예약했다. 술을 마시는 공간이기도 해서 무알콜음료를 주문했다. 첫 오마카세를 간 것이었지만, 총 14가지가 순서대로 나왔다. 이곳은 꼬치 전문점이기도 하다. 이 맛집의 경험을 통해 '닭'의 재발견을 느끼게 되었다. 이 메뉴 중 가장 생각나는 2 메뉴는 다음과 같다. 처음은 '닭간파데'로 초콜릿아이스크림처럼 나온 건 '닭간'이고, 블루베리콩포트, 바게트가 플레이팅 해서 나왔다. 먼저 바게트에 닭간을 바르고 그 위에 블루베리콩포트를 올린 후 맛보면, 간의 녹진한 맛과 블루베리의 상큼한 맛을 동시에 맛볼 수 있었다. 워낙 '간'을 좋아해서 소화했던 메뉴이기도 하다. 다음으로는 들기름국수였다. 원래 들기름을 싫어하는데... 이곳의 이 메뉴는 다르게 나에게 다가왔었다. 감칠맛에 반해서 집에서 해 먹을 시도까지 했었다. 연인 또는 지인과 분위기 있는 저녁을 보내고 싶다면, 이곳을 추천한다.
이제 23년 12월도 중순을 향해가고 있다. 한 해의 마무리를 꼭 소중한 사람과 좋은 맛집에서 따뜻하게 보냈으면 좋겠다. 이런 좋은 맛집에서 좋은 음식을 먹으며 보내는 그 시간은 정말 행복한 순간으로 기억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