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쉼'을 결정했을 때, 내가 살고 싶은 지역은 그동안 한 번도 생각해 보지 않았던 '서울'이었다. 큰언니와 둘째 언니와 달리 나란 사람은 '서울'이라는 도시가 주는 분주함과 거리가 멀었었다. 그리고 25세 때 6개월 간 '노량진'에서 치열한 임용고시생활을 위해 '고시원'생활을 했기 때문에 나에게 '서울'은 피하고 싶은 1순위 지역이 되어버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연히 지원한 책 프로젝트가 '서울'에서 진행되었고, 정말 감사하게도 내가 좋아하는 지인들이 '서울'에 거주하고 있었기에 그곳으로 가기에 더 수월했었다.
2023년을 '1년 서울살이'를 보내면서 깨달은 것은...? '백수'이지만, 서울이 주는 에너지(기운)가 나에게 참 좋았다. 내가 마음을 먹고, 행동한다면, '서울의 인프라'를 즐기기에 준비가 되어 있었다. 예를 들어, '내가 러닝을 하고 싶다.'라고 마음을 먹고 잠깐 검색을 하다 보면, 이미 러닝모임들이 활성화되어 있기 때문에 '시간부자'이면서 백수인 나는 그냥 나가기만 하면 되었다. 그러면서 '러닝'을 사랑하는 사람들과 그 주제로 이야기하면서 스트레스도 풀리고, '배움'이 주는 그 느낌마저 좋았다.
또는 이 작가가 너무 궁금하다면, 그 작가의 '북토크'에 참여해서 '묻고 답하는 시간'에 그 작가님의 삶을 아주 잠깐 엿볼 수 있기에 너무 좋았었다. 최고로 좋았던 북토크는 그동안 나의 롤모델이었던 '이재은작가님'이시다. 이 분은 현재 MBC 아나운서이기도 하다. 직접 사인도 받고, 사진도 찍어서 영광이었던 시간이었다. 이처럼 본받고 싶은 찐어른들을 만나기에 '서울'은 참 좋았다.
마지막으로 '평일'이 주는 맛집과 카페의 여유로움을 느끼고 싶다면, 정말 '서울'은 맛있는 곳이 정말 많은 거 같았다. 혼자 즐기기에도 좋지만, 그 여유를 같이 즐길 수 있는 한 사람만 있다면 더더욱 그 맛집만이 주는 그 가치를 느끼기에 이보다 완벽한 도시는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 '맛집'을 너무 좋아해서 '빈그릇챌린지블로그'를 운영 중인 블로그장으로서 '블루리본'을 받은 맛집과 카페만을 누리기에 너무 많은 곳이 있을 것이다. 그중 추천해 드리고 싶은 곳이 있다.
1순위는 '회현식당'으로, 정갈한 한상의 생선 정식을 맛보실 수 있다. 이때 나온 전복과 녹진한 내장소스를 하얀 밥과 한입, 게살맛이 나는 메로찜, 대망의 참치회 한입... 본인을 위해 정성 가득한 한상을 선물해 보셔요.
2순위는 '목계화원'으로, 시그니처 정찬코스인데... 이 집은 내가 서울을 떠나기 전 서울에서 인연이 된 책방언니의 선물이었다. 마을축제프로젝트에서 우연히 만난 책방언니와 약 10개월 동안 인연을 맺어왔었는데... '티키타카'의 진수를 보여줬던 나날들이 추억으로 남아있다.
3순위는 '성원식당'인 'LA갈비'로 유명한 맛집이었다. 어느 날 책방언니한테 '언니 오늘 여기 가볼래요?'라고 전화를 한 타이밍이 딱 언니가 '소고기'를 프라이팬에 올리려는 그 순간 전에 전화를 받아서 다행히 이 식당에 갈 수 있었다. 근데 방송에서 나온 것처럼 그렇게 입에서 녹으며, 연탄향이 은은하게 나는 LA갈비를 처음 먹어봤고, 같이 먹었던 칼칼한 청국장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은 찌개가 될 것이다.
이처럼 백수가 지내기에 서울이라는 도시는 갓벽한 곳이었다. 그곳에서 좋은 사람과 인연이 되면서 인사이트도 많이 받고, 맛있는 것도 많이 먹으면서 약 1년을 보냈었다.
혹시 백수의 삶을 지내고 있다면, 외국도 좋지만 서울이라는 도시를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