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말 한마디가 시작이었다
행복한 점심시간 이 한마디면
무너질 수 있다.
말한 사람은 생각이 없었다. 그냥 툭 던진 말이었다.
하지만 그 한마디는 조직 전체에 혼돈을 몰고 왔다.
(하지 말자 저런 말)
갑자기 슬랙에 회의방이 열리고,
톡방엔 “나는 아무거나” “난 기름진 건 좀…”
“난 어제 김밥 먹음”
같은 발언들이 쏟아진다.
대체 아무거나가 뭐냐고요.
“여기 근처에 새로 생긴 베트남 쌀국수 집 어때?”
익숙한 흐름이다.
누군가 새로운 정보를 들고 등장한다.
문제는 바로 다음이다.
“근데 지난번엔 고수 너무 많았잖아.”
“난 쌀국수 먹으면 오후에 졸려.”
“고수 빼달라고 하면 돼요.”
“그러면 또 맛이 없잖아.”
이쯤 되면 회의장엔 냉기가 흐른다.
쌀국수는 가라앉고 모두 다시 제자리.
“그럼 다수결로 하자.”
회의가 의회제로 전환된다.
1차 투표:
제육볶음 (2표)
마라탕 (2표)
샐러드 (1표)
중식 (1표)
햄버거 (1표)
“동점이면 어떡하지?”
“이럴 땐 팀장님이 정하셔야죠.”
팀장님의 눈동자가 흔들린다.
그 순간, 평소 입맛을 꽁꽁 숨기던 막내가 외친다.
“그냥 분식 어때요? 김밥천국?”
기적처럼 모두 고개를 끄덕인다.
제육볶음도, 쌀국수도, 샐러드도 아니었지만
모두가 김치볶음밥과 쫄면을 앞에 두고 웃으며 말했다.
“결국 여기가 제일 낫지 않냐?”
“다음엔 그냥 여기로 바로 가자.”
…하지만 다음 날 또 같은 말이 반복될 것이다.
“오늘 점심 뭐 먹을까?”
《대략난감 4화 – 회식하자더니, 왜 내가 예약을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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