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대략난감

《점심 뭐 먹을지 회의 30분》

그 말 한마디가 시작이었다

by 라이브러리 파파

행복한 점심시간 이 한마디면

무너질 수 있다.


1. 11시 58분 – 그 말 한마디가 시작이었다


“오늘 점심 뭐 먹을까?”

말한 사람은 생각이 없었다. 그냥 툭 던진 말이었다.

하지만 그 한마디는 조직 전체에 혼돈을 몰고 왔다.

(하지 말자 저런 말)


갑자기 슬랙에 회의방이 열리고,

톡방엔 “나는 아무거나” “난 기름진 건 좀…”

“난 어제 김밥 먹음”

같은 발언들이 쏟아진다.

대체 아무거나가 뭐냐고요.



2. 12시 07분 – 갑자기 등장한 인물


“여기 근처에 새로 생긴 베트남 쌀국수 집 어때?”

익숙한 흐름이다.

누군가 새로운 정보를 들고 등장한다.

문제는 바로 다음이다.

“근데 지난번엔 고수 너무 많았잖아.”

“난 쌀국수 먹으면 오후에 졸려.”

“고수 빼달라고 하면 돼요.”

“그러면 또 맛이 없잖아.”

이쯤 되면 회의장엔 냉기가 흐른다.

쌀국수는 가라앉고 모두 다시 제자리.


3. 12시 15분 – 민주주의의 패배


“그럼 다수결로 하자.”

회의가 의회제로 전환된다.

1차 투표:


제육볶음 (2표)


마라탕 (2표)


샐러드 (1표)


중식 (1표)


햄버거 (1표)


“동점이면 어떡하지?”

“이럴 땐 팀장님이 정하셔야죠.”

팀장님의 눈동자가 흔들린다.

그 순간, 평소 입맛을 꽁꽁 숨기던 막내가 외친다.

“그냥 분식 어때요? 김밥천국?”

기적처럼 모두 고개를 끄덕인다.



4. 12시 28분 – 그대 이름은 김밥천국


제육볶음도, 쌀국수도, 샐러드도 아니었지만

모두가 김치볶음밥과 쫄면을 앞에 두고 웃으며 말했다.

“결국 여기가 제일 낫지 않냐?”

“다음엔 그냥 여기로 바로 가자.”

…하지만 다음 날 또 같은 말이 반복될 것이다.

“오늘 점심 뭐 먹을까?”



다음화 주제 예고

《대략난감 4화 – 회식하자더니, 왜 내가 예약을 해?》


구독은 사랑입니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부모님 대화 도청 중, 심장이 내려앉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