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는 아빠가 되고 싶었습니다》

〈3화. 우리 가족의 독서 루틴, 도서관에서 시작됐습니다〉

by 라이브러리 파파

“도서관은 조용히 책 읽는 곳이잖아요.
아이들이랑 어떻게 가요?”

처음 도서관을 자주 간다고 말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물었습니다.

그 말에 나도 모르게 웃었습니다.
왜냐하면, 나도 똑같이 생각했던 적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사실, 처음엔 기대보다 걱정이 더 컸습니다.
말수가 많고, 금방 싫증 내는 아이 둘.
도서관에 조용히 앉아 있기란 쉽지 않을 거라 생각했죠.

하지만 아주 작은 시도로
우리 가족의 독서 루틴은 시작되었습니다.

토요일 오후,
처음엔 15분만 다녀오는 것으로 약속했습니다.
목표는 단 하나,
“책 한 권만 읽고 돌아오자.”

그렇게 시작된 도서관 나들이는
우리 가족의 ‘작지만 확실한 루틴’이 되었습니다.

� 매주 토요일 2시, 도서관 앞에서 만남
� 가족 각자 책 고르기 – 아동 코너, 인문 코너, 그림책 코너
� 30분은 각자 조용히 책 읽기
� 30분은 아빠가 읽어주는 책 함께 듣기
� 다 읽고 나서 공원 산책하며 감상 나누기

이 루틴은 처음부터 잘 굴러간 건 아니었습니다.
중간에 “집에 가고 싶어!”
“이 책 재미없어!” 하는 날도 있었죠.

그럴 때마다
책을 바꿔주고,
읽는 시간을 줄이고,
아이의 반응을 천천히 살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내가 먼저 책을 읽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아빠가 조용히 책을 읽기 시작하면
아이도 옆에서 그림책을 꺼냅니다.
그 작은 모방이
하루, 이틀, 한 달…
지금은 자연스러운 가족의 리듬이 되었습니다.

책을 읽는 게 아닌 날에도
“오늘은 도서관 안 가요?”
아이들이 먼저 묻습니다.

나는 종종 생각합니다.
‘루아와 라운이에게 도서관은 어떤 공간일까?’

책상보다 넓은 상상의 세계,
쉬는 숨처럼 고요한 시간,
그리고 아빠와 가까워지는 장소.

도서관은 우리 가족에게
무언가를 ‘배우는 공간’이라기보다
함께 조용히 연결되는 공간이 되었습니다.

책을 고를 때도
우리 가족만의 방식이 있습니다.

� 라운이는 표지에 공룡이 있는 책만 집니다.
� 루아는 강아지가 등장하면 무조건 고릅니다.
� 나는 ‘아이와 나눌 수 있는’ 책인지 살펴봅니다.

그리고 가장 기대되는 순간은
책을 다 읽고,
밖으로 나오면서 나누는 그 대화입니다.

“오늘 읽은 이야기 중에 뭐가 제일 좋았어?”
“만약 너라면 어떻게 했을까?”
“그 주인공, 조금 우리랑 닮지 않았어?”

책을 읽고 나서 하는 이런 질문이
단순한 감상문보다
훨씬 아이를 깊이 있게 만날 수 있는 도구가 됩니다.

그리고 돌아오는 차 안.
아이들은 오늘 읽은 장면을 또 이야기합니다.
때론 한 권의 그림책을 두고
형제가 서로 설명하느라 다투기도 합니다.

그 모습조차 고맙습니다.
책이 중심이 된 대화,
그 자체가 소중한 배움이니까요.

지금 우리의 루틴은
완벽하지 않아도 꾸준합니다.

아이가 아플 땐 하루 쉬고,

날씨가 너무 나쁠 땐 집에서 책을 읽고,

바쁜 날엔 도서관 대신 서점도 가봅니다.


중요한 건 루틴을 지키는 게 아니라,
책을 가까이하는 하루를 만드는 것입니다.

어느 날 라운이가 물었습니다.
“아빠, 근데 왜 우리는 도서관에 자주 가요?”

나는 조용히 대답했습니다.
“우리가 서로 더 잘 알게 되는 곳이니까.”

도서관에서 우리는
책을 통해 서로의 마음을 읽었습니다.
말로 하기 어려운 이야기들을
책 속 장면에 빗대어 나누었고,
그 안에서 조용히 웃고,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나는 이제 확신합니다.
가족 독서 루틴은 삶의 힘이 됩니다.

그리고 그 출발점은 거창하지 않았습니다.
그저,
“오늘 도서관 가볼까?”
라는 말 한마디였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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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의 말

아빠가 먼저 책을 읽고,
아이와 함께 도서관을 걷는 시간.

이 작고 단순한 루틴이
아이의 인생에 어떤 씨앗을 심고 있을지
나는 아직 모릅니다.

하지만 그 씨앗이
언젠가 마음속 깊이 뿌리내리기를 바라며
오늘도 우리는
도서관으로 퇴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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