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편. 家(집 가) – 집은 함께 돌아오는 마음의 장소
“아빠, 집이 제일 좋아.”
놀이터에서 실컷 놀고 돌아오는 길,
아이가 갑자기 말했다.
나는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왜 좋아?”
“음... 나를 기다리는 곳 같아서.”
그 말 한마디에
나는 멈춰 서서 아이를 바라봤다.
내가 생각했던 집은
그저 하루의 끝에 도착하는 공간이었는데,
아이의 말은 그 공간을 ‘마음의 쉼터’로 바꿔놓았다.
그날 밤,
우리는 ‘家’라는 글자를 함께 써보았다.
“집 가(家)는 지붕 아래 돼지가 있는 글자야.”
“돼지?”
“응, 예전엔 부자가 된다는 뜻이
돼지를 키우는 것과 관련 있었거든.
그만큼 따뜻하고 안정된 공간을 말해.”
아이는 글자를 따라 쓰며 웃었다.
“그럼 우리 집은 부자 집이네!”
“왜?”
“돼지는 없지만 사랑은 있잖아.”
나는 그 말이
이 집을 완성하는 한자보다 더 따뜻하게 느껴졌다.
다음 날 아침,
아이와 나는 함께 밥을 먹으며
‘집’이라는 공간을 주제로 대화를 이어갔다.
“집에서 제일 좋은 시간은 언제야?”
“아빠가 같이 밥 먹을 때.”
“왜?”
“그때가 제일 가족 같아.”
집은 공간이 아니라,
함께 있는 순간에서 의미가 생긴다는 걸
나는 그 말에서 깨달았다.
나는 가끔 묻는다.
"우리에겐 집이 무엇일까?"
지붕 아래 함께 있는다는 것.
시간을 함께 보낸다는 것.
마주 앉아 밥을 먹고,
소파에 기대어 잠시 눈을 붙이고,
아무 말 없이도 서로의 온기를 느낄 수 있는 공간.
그 모든 게,
'집'이라는 두 글자에 담겨 있다는 사실을
나는 아이를 통해 다시 배우고 있었다.
하루는 아이가 말했다.
“아빠, 집은 숨 쉬는 것 같아.”
“왜 그렇게 생각해?”
“엄마가 웃으면 환해지고,
아빠가 피곤하면 조용해지고,
나랑 동생이 떠들면… 좀 시끄러워져.”
그 말에 웃음이 나왔다.
그러면서도 나는 놀랐다.
아이는 이미 알고 있었다.
집이란, 단순한 장소가 아니라
그 안에 있는 사람들의 감정으로 채워지는 공간이라는 걸.
아이와 나는 벽에 붙어 있는 사진들을 한 장씩 바라보았다.
첫 가족 여행,
첫 번째 생일,
눈 온 날 마당에서 만든 눈사람.
이 집은 추억으로 숨 쉬고 있었다.
“아빠, 집은 기억이 쌓이는 곳이지?”
“맞아. 우리 가족의 시간이 담긴 곳이야.”
나는 그날 이후,
아이에게 집을 단순히 '살아가는 공간'으로 말하지 않았다.
집은 마음이 먼저 돌아오는 곳,
그리고 가장 나다운 내가 되어도 괜찮은 곳이라는 걸
아이와 함께 느끼고, 배워가고 있었다.
주말 저녁,
우리는 거실에 모여 각자 좋아하는 책을 펼쳤다.
TV도 끄고, 간식도 내려놓고,
그냥 조용히 각자의 속도로 시간을 읽는 시간.
그 순간,
나는 아이에게 물었다.
“지금, 어디가 가장 편해?”
“여기. 우리 집.
아무 말 안 해도 돼서, 좋아.”
나는 아이를 바라보며 미소 지었다.
아이의 말에는 아무 꾸밈이 없었다.
그러나 그 말속엔
이 집을 진짜 집으로 만들어주는 힘이 들어 있었다.
그리고 나는 깨달았다.
집은 부모가 준비한 공간이 아니라,
가족이 함께 만들어가는 감정의 장소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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