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와 함께 한자로 세상을 보다》

4편. 學 (배울 학) – 배우는 마음이 자라는 시간

by 라이브러리 파파

우리도. 아이도. 인생을 살면서 수없이 질문하고,

이유를 모를 때가 느껴지는 질문 하나가 있다.


“아빠, 공부는 왜 해?”
아이가 묻는다.


난감하지 않은가?


나는 잠시 말을 멈춘다.
지금껏 스스로에게도 선명하게 대답하지 못했던 질문이기 때문이다.


오늘 배우는 한자 하나로 설명이 가능하다.

이래서 한자를 배우는 것이다.


“공부는… 똑똑해지려고 하는 게 아닐지도 몰라.
네가 궁금한 걸 알게 되고,
몰랐던 걸 조금씩 이해해 가는 것.”
아이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말했다.
“근데 어려워. 재미도 없어.”
나는 웃으며 말했다.
“그래서 더 대단한 거야.
재미없는 걸 계속한다는 건, 그만큼 자라는 거니까.”

그날 밤, 우리는 함께 '學'이라는 글자를 꺼냈다.
아이는 처음 보는 복잡한 모양에 눈을 동그랗게 떴다.
“이건 뭐야? 왜 이렇게 복잡해?”



나는 천천히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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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學'은 위에 ‘아이들이 모여 있는 모습’,
그리고 아래엔 ‘손(爻)과 붓(冖)’이 있어.
즉, 아이들이 모여서 글자를 익히는 장면이야.
공부는 그냥 외우는 게 아니라,
배우고 나누고, 반복해서 이해하는 과정이지.”

아이는 가만히 듣다가 말했다.
“그럼 배우는 건 같이 하는 거구나.”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너 혼자만 잘한다고 끝나는 게 아니라,
함께 배우고, 때론 가르치기도 하면서
서로 자라는 거야.”

며칠 후, 아이는 학교에서 새로운 단어를 배워왔다.

“‘이해’랑 ‘암기’는 다르대.”
나는 물었다.
“어떤 게 더 좋아 보여?”
아이는 잠시 고민하다가 대답했다.
“이해. 그게 더 내 거 같아.”
나는 그 말이 참 고마웠다.

어느 날, 아이는 나를 위해
‘學’ 자를 써서 방에 붙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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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글씨, 삐뚤빼뚤하지만 또렷했다.
그 아래엔 이렇게 쓰여 있었다.
“아빠, 나는 배우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나는 아이의 글자를 바라보며 속으로 중얼거렸다.
나도 배우는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아이의 책가방을 챙기며, 나는 문득 생각한다.
언제부터 '배움'은 누군가의 평가를 위한 것이 되었을까.
내가 아이에게 진짜 가르치고 싶은 것은,
'배우는 삶이 얼마나 아름다운지'일 텐데.

아이는 책을 읽을 때 눈빛이 달라진다.
궁금한 게 생기면 질문을 멈추지 않고,
답을 찾지 못하면 괜히 혼자 고민한다.

“아빠, ‘왜?’라는 말이 제일 재밌지 않아?”
나는 아이의 말에 웃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그 말속에 배움의 본질이 들어 있었다.
질문이 시작이고,
그 질문이 사람을 키운다는 걸
아이의 눈빛은 이미 알고 있었다.

어느 날, 아이는 나를 위해
작은 공부방을 꾸며줬다.
자기 방구석에 책을 세 권 세워두고,
작은 쪽지에 이렇게 썼다.
“여기는 아빠 공부방이에요.
나랑 같이 공부해요.”
그 말 한 줄에 가슴이 뭉클했다.

우리는 그날, 나란히 앉아

아이는 받아쓰기를,
나는 메모를 하며 각자의 배움을 이어갔다.


그 조용한 시간이
하루 중 가장 따뜻했다.

아이에게 배움은
시험지가 아니라,
나와 함께 보내는 시간이었다.

나는 가끔 스스로에게 묻는다.
“지금 나는 어떤 걸 배우고 있을까?”
그리고 아이의 표정을 떠올린다.
몰랐던 단어를 알게 되었을 때,
수학 문제를 풀었을 때,
책 속 문장 하나에 눈을 반짝일 때.
그 표정은 늘 같다.
‘알아간다’는 기쁨.

나는 이제 안다.
배움은 아이에게만 필요한 게 아니라는 걸.


내가 먼저 배우는 모습을 보여줄 때,
아이는 ‘배우는 삶’이 자연스럽다고 느낀다.

배움은 함께 걷는 시간이다.
한 사람이 먼저 걸어가면,
다른 사람도 조용히 따라오는 것.
우리는 서로에게
그런 ‘배움의 길잡이’가 되어야 한다.

그날 밤,
아이는 다시 말했다.



“아빠, 공부가 아주 좋아진 건 아니야.
근데 아빠랑 하면 덜 힘들어.”
나는 아이의 말에 조용히 대답했다.
“그래. 앞으로도 같이 해보자.
좋아지지 않아도 괜찮아.
계속해보면 언젠가는,
네가 원하는 걸 만나게 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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