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혼자만 육아 레벨업》

2화. 밤샘 퀘스트 – 수면이 사라진 자리엔 유대가 생긴다

by 라이브러리 파파

※ 경고 너무 글을 빨리 읽어 버리면,

무리한 육아 레벨업으로 힐링포션이

늦게 발동할 수 있음.

(실제 육아 중인 아빠들이 화장실에서

읽으면 더 재밌음.)


"잠은 사라졌고, 대신 아이가 내 품에 남았다"

02:18 AM
"끄아아아아앙!"

울음소리가 새벽의 고요를 찢어발겼다.


나는 자동 반사처럼 침대에서 일어났다.
눈꺼풀은 무거웠고, 심장은 버벅거리고, 다리는 젤리 같았다.

그런데도—
몸은 이미 전장으로 향하고 있었다.


[퀘스트 발생]
밤샘 수면 유도 Lv.1 – 조건부 레이드
조건: 아기 수면 유도 / 울음 지속시간 5분 이내 / 무소음 침실 복귀
보상: 유대감 +300 / 경험치 +1,000 / 피로 -500 (누적)


Leonardo_Phoenix_10_A_Korean_male_in_his_early_30s_styled_like_0.jpg 새벽 방황 중인 주인공(2시간도 못 잠)


아이를 들어 올린 순간,
내 손에 전해지는 열기와 진동.

이 작은 존재는,
지금 세상의 전부였다.

소파 옆을 돌고, 주방을 돌고, 거실 창 앞까지.


나는 걷기 시작했다.

아니, 정찰을 시작했다.
지금 이 공간은 단순한 집이 아니라
'Lv.2 밤샘 던전'이었고,
나는 그 안을 순찰하는 유일한 헌터였다.


Leonardo_Phoenix_10_A_Korean_male_in_his_early_30s_styled_like_1 (1).jpg

[스킬 사용: ‘흔들기 Lv.2’] – 안정성 85%
[스킬 사용: ‘토닥토닥 Lv.1’] – 반응 없음

[스킬 실패: ‘수면 유도 멘트 Lv.0.5’] – 아기 반응 무표정


“자자... 괜찮아. 아빠 여기 있어.”

입은 그렇게 말하고 있었지만
머리는 비명을 질렀다.

"도대체 왜 안 자는 거야…!!"
"기저귀 OK, 분유 OK, 트림도 했는데 왜!!"

[정신력 -40] / [혼란 상태 감지]


그 순간,
작은 손이 내 셔츠를 움켜쥐었다.
놀란 나는 그대로 굳었다.

그리고 알았다.

지금 이 아이는, 나를 붙잡고 있는 것이다.


울기 위해서가 아니라,
안정되기 위해서.

나는 자세를 고쳐 잡았다.


걷는 속도를 줄이고,
토닥임에 호흡을 맞췄다.

그제야—

아이의 울음이 잦아들기 시작했다.


[스킬 사용: 수면 리듬 감지 Lv.1] – 성공
[진입 단계: 얕은 수면 → 깊은 수면 전환 중]

나는 이제 숨소리까지 조심스러워졌다.


아이의 눈꺼풀이 무겁게 내려앉는 그 찰나,
내 심장박동조차 리듬을 맞추고 있었다.

"조금만 더...
이제… 잘 수 있어…"


[임계 타이밍 도달] – ‘내려놓기 시퀀스’ 개방
주의: 3초 정지 시 실패 확률 76%

그 어떤 RPG 보스전보다
더 조심스럽고, 더 위험했다.

이불을 펴고, 손으로 체온을 확인하고,
천천히... 아주 천천히 아이를 눕힌다.


0.5초... 1초...
3초의 침묵— 성공!

Leonardo_Phoenix_10_A_weary_Korean_father_styled_like_a_hunter_0.jpg

[퀘스트 완료: 밤샘 수면 유도 Lv.1]
[보상 획득]

유대감 +400

피로도 +700 (부작용 지속)

자기 효능감 +1

아내의 감사 표현 (예측 확률 89%)


나는 방을 나와 거실에 주저앉았다.
심장은 여전히 뛰고 있었고,
몸은 부서질 것 같았지만…
그 이상으로
내 마음 어딘가가 따뜻해지고 있었다.

Leonardo_Phoenix_10_A_weary_Korean_father_styled_like_a_hunter_1.jpg

[레벨업 발생]
아빠 Lv.2 → Lv.3 진입
신규 감정 획득: ‘내 품에서 잠든 아이의 무게’


이것은 단순한 육아가 아니었다.
이건, 서로의 존재를 인정하는 순간이었다.

"잠은 사라졌지만,
그 자리에 유대감이 태어났다."



주말 아침 06:56 AM


[경고: 지속 피로 누적 수치 80% 초과]
주의: 아빠의 행동 속도 및 인내력 저하 발생 가능성

내 두 다리는 이미 마비된 상태였고,
눈꺼풀은 시스템 강제 셧다운을 요구 중이었다.

그런데도, 움직였다.

왜냐면…

[패시브 스킬 발동: ‘사명감의 무게 Lv.1’]
효과: 체력 1 남은 상태에서도 아이가 안정을 찾을 때까지 이동 가능

소파 가장자리에 앉아
아이를 안은 채 숨을 고른다.


그때—
현관 쪽에서 희미한 노이즈가 들려온다.


[임무 난입: 갑작스런 택배 도착 알림]
효과: 아이가 놀라 깰 확률 +52% / 모든 침묵 효과 사라짐

“진짜 이 타이밍에…?!”

나는 몸을 숙이고,
아이의 귀를 가린 채, 조용히 외친다.

“적의 습격이다…”

Leonardo_Phoenix_10_A_Korean_father_in_his_early_30s_styled_li_0.jpg

[스킬 사용: '소음 차단 손가림 Lv.1'] – 성공
결과: 아이의 수면 유지 / 아빠의 심박수 +12

그 순간,
작은 손이 다시 내 목덜미를 잡는다.

'괜찮아. 아빠가 막았어.'

아이의 무의식이 그렇게 말하는 것 같았다.


나는 지금, 던전 안에 있다.
그러나 이 던전엔
보스도 없고, 미니맵도 없고,

클리어 조건도 없다.


단 하나 있는 건—
아이의 숨소리.
그리고 그 곁에 내가 있다는 사실.

지금 이 순간,
그 자체가 퀘스트의 목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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