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화. 기저귀 폭탄 미션 – 속도와 정확도의 전투
※ [경고 메시지] 다시 한번 말하지만,
빠르게 읽어 나갈 경우,
급격한 육아 레벨 상승으로
육체와 정신에 무리가 갈 수 있음.
"0.1초가 승부를 가른다"
“뿌웅…”
소리와 동시에
나는 본능적으로 시계를 봤다.
오전 4시 26분.
살아남은 자는,
단 2시간의 수면도 고마워할 줄 알아야 한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
내가 싸워야 할 건 졸음이 아니었다.
폭발 직전의 기저귀, 그것도... 대형 폭탄형.
[퀘스트 발생: 기저귀 폭탄 해체 미션 Lv.1]
조건: 오염 피해 최소화 / 교체 시간 3분 이내 / 아기 울음 유발 금지
보상: 피부 트러블 예방 + 아기의 편안함 + 아내의 미소 확률 +45%
나는 곧장 전투 위치로 돌진했다.
기저귀 갈이용 매트, 젖은 수건, 새 기저귀, 크림, 휴지—
모든 장비를 전투 전선에 배치.
아이를 눕히고 바지를 내리는 순간,
"푸슉!"
"으악!"
2차 피해 발생.
옷이 공격당했다.
이건 흔히 말하는 "기저귀 갈기 방심 페널티."
[상태이상 발생: 손세정 필요 / 옷 교체 필요]
[스킬 미숙: 방어막 위치 오류 Lv.0.3]
아이의 표정은 천진난만했다.
‘네가 당황하든 말든 나는 다시 쌀 수 있다’는 무언의 선언.
바로 전략 수정.
새 옷 준비 → YES
바닥 청소용 물티슈 준비 → YES
공격 방지용 ‘종이 방패’ → 휴지 4장 전개!
[스킬 사용: “기저귀 풀기 Lv.2”] – 성공
[스킬 사용: “급속 클린 Lv.1”] – 성공
[스킬 실패: “아기 다리 고정 Lv.0.5”] – 실패
아이의 다리가 꿈틀거리며,
기저귀 속 핵심 부위를 '아래위로' 스와이핑 중이었다.
“안 돼!! 거긴 건드리면 안 돼!!”
마치 시간마저 느려진 듯,
나는 오른손으로 다리를 부드럽게 고정하고
왼손으로는 마지막 물티슈를 밀어 넣었다.
정확도 99%.
[결과: 클린 성공, 아기 피부 상태 안정]
[보너스 획득: ‘한 손 기저귀 닫기’ Lv.1 언락]
이제 마지막 단계.
새 기저귀를 조심스럽게 아래에 대고,
“찰칵!”
양쪽 테이프를 고정한다.
그 순간—
아이의 표정이 변한다.
‘편-안’이라는 단어를 표정으로 구현한 모습.
[퀘스트 완료: 기저귀 폭탄 해체 Lv.1]
[보상 획득]
아기 만족도 +120
아빠 자존감 +350
아내의 "대단하다" 발언 (예측치 82%)
‘기저귀 교체 숙련도 Lv.2’ 경험치 +1,500
거실로 돌아오니, 고요가 찾아왔다.
하지만 내 머릿속은 아직도 방금 전 전투를 리플레이하고 있었다.
“방어막을 조금만 더 일찍 쳤다면…”
“손 세정 위치는 오른쪽보다 왼쪽이 빠르겠군…”
무언가 정리되고 있었다.
처음엔 그냥 '기저귀 가는 거’라고만 생각했는데,
지금은 패턴과 흐름이 눈에 들어왔다.
그 순간, 방문이 살짝 열렸다.
아내가 졸린 눈으로 나를 바라봤다.
"… 갈았어?"
"응. 큰 거였어. 거의 보스급."
"울지도 않았어?"
"중간에 한 번… 살짝. 하지만 바로 회복."
아내가 잠깐 멈춰 서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당신도 이제 고수 다 됐네."
짧은 그 말이
내 오늘 하루의 모든 퀘스트 보상보다 더 컸다.
그 어떤 칭호보다도, 이 말은
‘인정’이었다.
아이에게 돌아가 조용히 이불을 덮어줬다.
잘 자고 있었다.
평온한 얼굴. 따뜻한 체온. 그리고 미세한 숨소리.
내가 이토록 집중하고, 온몸을 던졌던 이유가
바로 이 한 장면을 위해서였구나.
스마트폰을 열었다.
메모 앱에 기록해 뒀던 나만의 ‘육아 스킬트리’를 꺼냈다.
★★ 기저귀 교체 Lv.2 – 경험치 1,500
★ 한 손 기저귀 닫기 Lv.1 – NEW!
★ 위급 상황 대응력 Lv.0.7 → Lv.1 (업!)
게임처럼 보이지만,
이건 진짜 내 성장의 기록이다.
나는 오늘도 실패할 수도 있다.
다시 폭탄을 맞을 수도 있고, 울음을 멈추지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오늘은,
분명히 레벨 업했다.
[퀘스트 완료 로그 저장됨]
기저귀 폭탄 미션 – 속도와 정확도의 전투
결과: 생존 + 성장 + 유대감 확보
그리고 다시
현관 유리창 너머에서 아침이 조금씩 번져오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