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뒷모습이 작게 느껴졌으나, 그 걸음은 누구보다 단단하였노라
아이의 독립은
크게 시작되지 않는다.
문 하나를 넘는 일,
낯선 집으로 들어가는 그 발걸음에서 시작된다.
乙未年(을미년 – 양의 해) 초여름,
첫째 아들(長子, 장자 – 맏아들) 四歲,
생애 처음으로
친구 집에 혼자 놀러 가게 되었노라.
아이는 가방끈을 메고 말하였도다.
“아빠, 오늘은 나 혼자 갈 거야.”
나는 웃으며 끄덕였고,
걸어가는 길 내내
조용히 옆에서 발걸음을 맞췄으며,
친구 집 대문 앞에서
말없이 아이의 등을 바라보았노라.
아이는 현관 앞에서 잠시 망설이더니
문을 열어주는 친구 엄마를 향해 고개를 숙였고,
신발을 벗고 방 안으로 들어가며
나를 향해 손을 흔들었도다.
“아빠, 금방 올게!”
나는 웃으며 손을 흔들었으나
마음속에서는 무언가
조용히 ‘뚝’ 하고 떨어졌노라.
그 자리에 한동안 멈춰 서서
열린 문틈 사이로
아이의 첫 사회를 바라보았으며,
나는 그 순간,
처음으로 아이가
내 품에서 천천히 걸어나오고 있음을 느꼈노라.
독립은 먼 훗날의 이사나 출근이 아닌,
이처럼 짧고 작은 이별 속에서 시작된다.
아이는 몇 시간 후 돌아왔지만,
그 뒷모습은
전보다 조금 더 단단해져 있었노라.
“아이의 독립은 방문 앞에서 시작된다.
그 문턱을 넘는 아이보다,
그 문을 바라보는 부모가
더 많이 성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