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정함이 나를 단단하게 할까, 느슨함이 나를 숨 쉬게 할까
형은 아침마다 셔츠를 고른다
형은 출근할 땐
버튼 셔츠를 입는다.
옷깃을 고치고,
단추를 하나씩 채우는 동안
형은 마음도 가지런히 한다.
버튼 셔츠는
형에게 방어구 같은 거다.
단단하고, 어른스러운 태도를
스스로 준비하는 느낌.
집에 돌아오면 제일 먼저 벗는 것
하지만 퇴근하고 집에 오면
형은 가장 먼저 셔츠를 벗는다.
후드티로 갈아입고
어깨를 내린다.
후드티는
형의 숨통 같은 거다.
몸을 맡기고,
늘어져도 괜찮은 허용.
버튼 셔츠 – 외부와의 약속
셔츠는 형에게
사람을 만날 때 필요한 ‘격식’이다.
단정하게 앉기,
말 조심하기,
시선 맞추기.
때론 입고 싶지 않아도
어깨를 펴게 하고,
한 마디를 더 신중하게 만든다.
셔츠는 형이
‘사회적 나’를 꺼내 입는 옷이다.
후드티 – 내면과의 약속
후드티는
형의 진짜 표정이 나오는 옷이다.
꼭 다림질하지 않아도 되고,
밥 먹다 묻어도 괜찮고,
소매를 말아 쥐어도 부담 없다.
형은 후드티를 입으면
말도 행동도
조금 더 ‘내가 되는’ 기분이 든다.
편한 차림일수록
감정도 솔직해진다.
형이 보기엔, 두 옷을 번갈아 입는 게 삶이다
버튼 셔츠와 후드티의 차이는
무대 위에 서는가, 무대 아래로 내려왔는 가다.
사람은 누구나
두 가지 옷을 번갈아 입으며
균형을 잡고 살아간다.
형도
회의가 있는 날엔 셔츠를 입고,
쉬는 날엔 후드티를 꺼낸다.
그게 어른의 옷장이다.
형의 마지막 한 마디
형은 요즘,
출근할 때 셔츠 안에 후드티를 레이어드 해서 입는다.
외부를 향한 준비와
내부를 향한 여유를
동시에 품을 수 있게.
단정함도 좋고,
편안함도 괜찮다.
중요한 건,
그날의 나에게 맞는 감각을 입는다는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