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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편지

사춘기를 앞둔 열세 살의 너에게

by 라이브러리 파파

사춘기를 앞둔 열세 살의 너에게

안녕, 우리 딸.
어느새 너는 열세 살이 되었구나.
초등학교를 거의 마무리하고, 중학교를 바라보는 지금의 너는 아빠가 알던 그 여덟 살의 아이와는 조금씩 달라졌어.
아직 어린아이 같기도 하고, 또 어떤 날은 훌쩍 자란 어른처럼 느껴지기도 하지.

거울을 들여다보는 시간이 많아지고, 친구들과의 대화가 더 소중해지고, 때로는 말없이 방에 혼자 있고 싶은 날도 있을 거야.
아마 너는 지금, 많은 감정의 갈래 속에서 너 자신을 찾아가고 있을지도 모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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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혼란스러워할 때, 아빠는

사춘기는 누구에게나 낯설고 서툰 시기야.
감정이 쉽게 흔들리기도 하고, 이유 없이 슬퍼지기도 해.
세상이 불공평하게 느껴지고, 어른들의 말이 멀게만 들릴 수도 있어.

그럴 때마다 기억했으면 해.
아빠는 너를 판단하거나 가르치려는 사람이 아니라,
그저 너의 곁에서 함께 걸어가려는 사람이란 걸.

말하지 않아도, 눈빛만으로도 너의 마음을 알아차릴 수 있도록
아빠는 오늘도 너를 지켜보고 있단다.
네가 힘들어할 때, 가장 먼저 생각나는 사람이었으면 해.
그리고 어떤 상황에서도 너 자신을 잃지 않기를, 아빠는 늘 바라고 있어.

세상의 기준보다 너의 중심이 먼저였으면

중학교에 가면 많은 기준이 생길 거야.
성적, 인기, 외모, 친구관계.
모두 중요한 것처럼 보일 수 있겠지만, 사실 그보다 더 중요한 건
너 자신이 어떤 사람으로 살고 싶은지에 대한 마음이란다.

남들과 비교하지 않아도 돼.
남들처럼 보이려고 애쓰지 않아도 돼.
너만의 속도로, 너만의 방식으로 걸어가면 돼.

그리고 혹시 누군가가 너를 향해 차가운 말을 던진다면,
그건 그 사람이 가진 아픔의 모양일 뿐이라는 걸 기억해 줘.
상처받는 일이 생기더라도, 너는 너 자신을 미워하지 않았으면 해.

딸에게, 한 사람으로서

너는 나의 딸이지만,
그보다 먼저 하나의 온전한 사람이라는 걸 아빠는 알고 있어.

앞으로도 너의 생각은 더 깊어지고,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도 더 넓어질 거야.
그 모든 순간들이 너를 더 멋진 사람으로 만들어줄 거라고 믿어.

그리고 어떤 날엔 네가 아빠보다 훨씬 더 강하고 똑똑한 어른이 되어 있을지도 모르지.
그때가 오면, 아빠는 기꺼이 너에게 배우고 싶어질 거야.

끝으로, 이 말만은 꼭 기억했으면 좋겠어

사춘기는 지나가고, 너는 훌쩍 자랄 거야.
하지만 아빠의 마음은 그 자리에 그대로 남아 있을 거야.
너를 처음 안아주던 그날처럼,
너를 처음 응원해 주던 그 마음처럼.

네가 어떤 선택을 하든, 어떤 길을 가든,
아빠는 언제나 너를 응원해.
그리고 너라는 존재 그 자체가 자랑스러워.

언제든 돌아와도 괜찮은 곳.
그게 바로 아빠라는 걸, 잊지 말아 줘.

– 중학교 입학을 앞둔 봄,
아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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