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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생활모험가 Jan 24. 2018

엄마와 홋카이도 1

겨울의 겨울로, 엄마와 함께 

                                                                                                            

언젠가부터 맞지 않은 옷을 입은 듯, 자꾸 가슴 속에서 무언가가 턱 막힌듯, 
울컥 하고 치밀어 오를 때마다 늘 비행기 티켓을 끊었던 것 같다.





여기가 아닌 어딘가로 자꾸만 도망치듯 떠났다. 





커피값을 아끼고, 크고 작은 물욕을 자제해가며, 알뜰살뜰 모은 돈으로 여행을 다녀올때는 

그동안의 알뜰한 시간을 다 보상받는듯 늘 가뿐하고 행복했다. 





결혼 전엔 혼자서도 씩씩하게,  결혼 후에는 둘이서 오붓하게. 

익숙한 듯 어딘가로 떠나고, 짐을 꾸리던 내게 엄마는 그랬다. 

처음엔 걱정을, 나중엔 부럽다고. 






엄마는, 맘먹으면 언제든 가뿐하게 떠날 수 있는 내가 부럽다고 했다. 



순간 덜컥, 가슴이 내려앉는 것만 같았다.  

그동안의 나는 나의 괴로움만을, 나의 무게만을 짊어지면서 낑낑대느라

엄마의 무게에 대해선 잊고 살았던거다.




엄마라고 왜 떠나고 싶지 않았겠으며, 엄마라고 왜 떠날 기회가 없었겠는가.





처음엔 그 미안함을 선물을 사오는것으로 대신하기도 했다. 

엄마가 좋아하겠지 싶어 사온 물건들, 하지만 나는 점점 그보다도 내가 본 세상을 엄마에게도 보여주고 싶어졌다. 






안되겠다.
엄마, 이번엔 같이 떠나자. 





* 글: 블리 
www.instagram.com/bliee_

*사진: 빅초이
www.instagram.com/big.bigchoi

* 라이프스타일 매거진 소로소로  
www.soro-soro.com

라이프스타일 포토그래퍼인 빅초이와 <시작은 브롬톤>을 쓴 작가 블리는 
단순한 삶을 지향하는 생활 모험가 부부입니다. 
일상과 여행, 삶의 다양한 순간을 남편 빅초이가 찍고, 부인 블리가 이야기를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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