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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블링 May 24. 2024

백일 완성 (4)

공복러닝

“회원님, 공복러닝을 해보세요.”

“일어나자마자 아무것도 안 먹고 나가서 달리는 겁니다.”


“달리기요?”

“그것도 일어나자마자요? 왜요?”

‘왜요.’가 생각나는 말이었다.


“왜 제가 일어나자마자 뛰어야 하는 건가요?”

“회원님, 그래야 살이 빠집니다.”

이게 무슨 말인가. 웨이트 트레이닝만 백일하면 다 되는 게 아니었어?

갑자기 식단을 하라고 하더니 이제는 공복 러닝을 하라고 하면 어쩌란 말이야.


일과들이 하나씩 보태어질수록

갖고 태어난 것에 대해 감사한지도 모르고 살았던 내 과거가 아쉬웠다.

태어나길 마른 체형으로 태어났는데

쉽게 얻어진 것에 대해 그동안 감사한 줄 몰랐구나.

잃고서야 알게 되는 소중함.

다이어트를 하면서 깨닫는 순간들.



다이어트는 산 넘어 산이었다.

하나만 하면 되는 줄 알았는데 무엇인가 또 추가되었다.

웨이트와 식단만으로는 나의 체중에서 더 이상 빠질 수가 없다니.

백일만 하면 된다더니 할 것들이 많아졌다.


30대 후반 다이어트

웨이트 트레이닝 주 2회  + 식단 + 공복러닝 (추가)

 


선생님께 들은 말씀 그대로

다음날부터 눈 뜨면 일어나서 달리러 나갔다.

이렇게만 하면 살이 빠질 수 있단 생각에 무작정 달리기 시작했다.

아이들이 어렸고 시간은 없으니 새벽 5시에 나가서 6시에 들어왔다.


기존에 했던 주 2회 웨이트 트레이닝과 아침저녁 덜먹기를 하고 매일 공복 러닝 5킬로를 하기 시작했다.

무작정 달리면 정신적으로 힘들 것 같아

집에서 2.5킬로 되는 위치를 찍어서 거기까지

왕복 달리기를 해서 5킬로를 맞췄다.

천천히 달려보고

하기 싫어서 울면서 달려보기도 하고

육아 스트레스를 풀려고 빠르게 달려보기도 하고

무더위에 숨이 막힐 것 같아 숨이 차면 걸어보기도 했다.

공복 달리기는 생각보다 힘들었다.


공복으로 달리고 나면 기운이 쭈욱 빠져서 아침의 시작이 상쾌하진 않았다.

그런 말이 있지 않나

‘일찍 일어나는 새는 피곤하다.’

난 피곤했다.


육아에도 영향을 줬다.

세 아이들 어린이집 보내야 하는데 아이들이 가기 싫다고 떼를 쓸 때면

몸이 힘드니 아이들에게 화가 나기 시작했다.


이게 다이어트 방법이고 답이라고 해서 공복러닝을 시작했지만

주객이 전도되면 안 되는 상황이었다.

아이들에게 화를 내는 건 아니란 생각이 들면서

공복 러닝을 더 이상 하지 않았다.

다른 방법이 없을까?


그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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