껍데기는 가라
브런치에 글을 쓰며 느꼈다. 내 이야기를 자세히 털어놓기 어렵구나. 나를 모르는 사람이 대부분이지만
그럼에도 나를 알고 있는 이들이 있고 그들의 보이지 않는 눈과 판단이 글을 쓸 때 허들처럼 내 앞을 막았다.
하나하나 뛰어넘어가야 하는데 나는 허들 밑을 주저앉아 지나가는 것처럼 두리뭉실하게 내 이야기를 적을 수밖에 없었다.
나의 가정사, 개인적인 일, 나의 모난 부분이 덕지덕지 붙어서 내 글을 질척이게 했다. 이 모든 걸 떼어놓고
담백하고 깔끔하게 적고 싶었다. 근데 그러다 보니 글이 밋밋해졌다. 무슨 말을 하고 싶은 지 모호해졌다.
그럼에도 나는 몇 년째 짝사랑만 하고 있는 사람처럼 그 사람 주위를 뱅뱅 맴돌기만 할 뿐 말 한마디 건네지 못했다. 내 영혼에게 '안녕? 너 괜찮니?'라고 인사 건네지 못했다.
내 속에 작고 귀여운 영혼이 살고 있다는데 우리는 한 번도 만나보지 못한 것 같다. 심지어 혼자 다이어리에
글을 쓸 때도 '혹시 누가 내 글을 보는 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어 명확하게 쓰지 못했다.
찜찜함이 남는 글이 계속 쌓여갔다. 나는 아직 무의식에 글까지도 가지 못하고 껍데기 가득한 글만 쏟아내고
있었다. 그 한 꺼풀 벗겨내는 게 왜 이리 어려울까? 소정쌤이 말씀해 주신 대로 일기도 작성해 봤는데
아직 내 영혼의 친구는 잔뜩 토라져서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것 같다. 몇 번이고 몇 번이고 부르고 달래줘야
하는데 나 역시 머뭇머뭇 망설이고 있다. 내 영혼의 목소리를 듣는 게 사실 겁난다.
글뿐만 아니라 살면서 중간중간 올라오는 수많은 생각이 버겁다. 그러면 주머니에 생각을 넣어서
꽉 묶어버리는 것처럼 삐져나오지 못하게 한다. 유튜브를 본다. 인스타를 한다.
그러면 내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그래서 내가 이렇게 슬픈 걸까? 상담 선생님이 나의 원인은 '슬픔'이라고 했다. 현실의 나와 이상의 나의 갭이
너무 커서 힘든 거라고 내가 나를 사랑하지 않아서 슬픈 거라고 했다. "본인을 사랑하기는 해요?"라고
물으시는데 눈물이 왈칵 올라왔다. 눈물과 함께 또 내 목소리를 꾸욱 눌렀다.
이제 내 영혼의 친구도 참는데 한계가 온 것 같다. 그러니 내가 이렇게 힘들겠지? 미묘하게 우울이
나의 일상을 잠식하고 있다. 이제는 이 묘한 무거움을 털어내고 싶다. 밝게 훨훨 날아오르고 싶다.
오늘 뭐 했고 뭐 했고 To do list를 나열하는 글이 아니라 그 안에서 내가 나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를
쓰면서 눈물 뚝뚝 흘리고 싶다.
"서툴지만 용기 내서 조금씩 말을 걸어볼게. 너도 조금씩 내 말에 답을 해주면
좋겠다. 우리 사이 많이 안 좋은데 그래도 조금 친해져 보자? 가뜩이나 요즘 관계 때문에 힘든데
너라도 좀 나랑 친해져 주라!"
나만의 제목은? 내 안의 Soul mate
하나의 키워드를 뽑는다면? 영혼
암기하고 싶은 문장은?
남에게 묻기 전에, 내 안에 물었습니다.
내 작고 소중한 영혼과 친해지는 것, 그것부터 시작했습니다.
이 글은 '윤소정의 생각구독'을 함께 읽고
글 쓰는 '생글즈' 커뮤니티에서
'내 영혼과 대화하는 법'을 읽고 작성한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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