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백일글쓰기 012
오늘, 시댁에서 둘째 날이 시작되었다. 시댁에서 2박 3일을 보내는 것은 첫 도전인데 딸이 모기 두 방에 물린 것 빼곤, 너무 덥고 좁고 답답한 것 빼곤 아직까지 큰 문제는 없다. 시어머니께선 집이 좁다며 나에게 주방 금지령을 내리셨다. 사흘 동안 아이를 울리지 않고 돌보는 게 나의 역할이었다.
아이는 머리가 크면서 큰소리로 운 적 없는데 웬일인지 화장실에 다녀와 보니 꺽꺽거리며 울고 있었다. 왜 우는지 모르니 시어머니는 안달이 나서 있었다. 아이스크림을 주라, 주스를 주라, 이래라 저래라며 난리가 났다. 정신이 없어서 방에 가서 아이와 단둘이 있으니 진정이 되었다. 알고 보니 낮잠을 자고 일어났는데 엄마가 화장실에 가고 없다는 이유였다.
나는 이 집에서 사육당하는 느낌이다. 거절을 거절당하며 전과 고기를 욱여넣고 뱃속엔 점점 가스가 차고 있다. 이러다가 터질지도 모른다.
내일은 아침 일찍 집에 돌아가기로 했다. 시원섭섭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