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글판 호그와트

by 블록

사람들이 그렇게나 호그와트를 사랑하는 이유는 뭘까요.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중요하게는 해리포터 세계관이 가진 생소하고 환상적인 문화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동시에 시리즈가 끝나고 아쉬운 기분이 드는 것도 우리가 그 학교를 볼 수 없다는, 상상 속에만 존재하는 공간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있기 때문이지 않을까 싶어요.


상상?

상상이라...


글쎄요.

호그와트가 현실에도 존재한다면 어떠시겠어요.


손뻗으면 닿는 곳은 아니지만 비행기 타면 갈 수 있는 곳에 있는 가볼 수 있는, 경험할 수 있는 곳이라면요.




저는 sixth form이라고 부르는 영국의 2년 고등교육 과정부터 영국에서 유학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때 놀란 것 중 하나는 해리포터 내부의 모든 시스템이 영국 시스템과 상당히 닮아있단 점이었습니다. 시험 방식, 학년제가 GCSE(5년)-Alevel(2년)의 도합 7년 과정과 비슷했습니다. 큰 공통점은 아니지만 해리포터 내의 모든 시스템이 순수한 허구인 줄 알았던 제게는 꽤 충격적인 발견이었습니다.


케임브릿지에 입학하고 나서는 겨우 그정도에 놀랄 필요는 없었구나, 하고 생각했습니다. 해리포터 시리즈 내의 세계, 엄밀히 말하자면 호그와트는 영국의 교육 시스템과는 비교도 안될만큼 케임브릿지, 그리고 옥스포드(줄여서 옥스브릿지 Oxford+Cambridge라고 하죠) 의 시스템과 비슷한 모습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동시에 납득도 됐어요. 이렇게 기묘한 곳이 자기 나라에 버젓이 존재하고 있으면 굳이 새로운 세계를 0부터 창조할 필요가 있나 싶었어요.


구체적으로 어떤 것들을 보고 비슷하다고 느꼈냐고요?


해리와 론, 헤르미온느는 매일 밤 커다란 홀(Hall)에 가서 저녁을 먹습니다. 몇백 년 된 궁전 같은 곳에서 모두 모여 식사를 하는 연회는 낭만 있어 보이고, 촛불과 그들의 일관된 복식은 분위기를 더하죠. 포터네 학교는학년제도 한국과 다르고, House system(그리핀도르, 슬리데린, 후플푸프와 레번클로)도 가지고 있어 나는 어디에 배정될지 상상해 보는 재미도 있습니다. 모든 것들이 우리네 삶과 너무 달라 나도 모르게 동경하게 되죠.

Harry potter-the feast

그런데 저녁마다 열리는 그들의 연회는 옥스브릿지의 '포멀 디너(formal dinner)'와, 네 개의 기숙사를 둔 하우스 시스템(House system)은 컬리지 시스템(College system)과 유사했습니다.


(왼)해리포터 스튜디오 (오)Trinity college Cambridge formal dinner

사람들은 '옥스포드가 해리포터 촬영장이야'라고는 말합니다. 그걸 보러 영국에 가기도 하는데 오죽하겠나요. 하지만 당신들이 관광하러, 문밖에서 멋진 건물을 보러 간 옥스포드와 케임브릿지라는 도시의 오래된 건물들 안에서는 그들이 동경해 마지않은 호그와트의 삶이 펼쳐지고 있단 사실은 모릅니다.


저도 몰랐습니다. 학교를 다니다 보니 의도치 않게 호그와트같은 곳에 살고 있었을 뿐이죠. 알았다면 더 기대를 하고 입학할 수도 있었을 텐데, 기대하면 또 덜 재밌다고 하니 운이 좋은 것 같기도 하면서 몰랐다는 사실이 안타깝기도 하고... 이상한 감정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건 살면서 한 번쯤은 해볼 가치가 있는 경험이라는 겁니다. 그리고 이것이야말로 제가 케임브릿지의 소개글을 쓰고있는 첫번째 이유입니다.





+다음 글에서는 조금 더 구체제인 이야기를 들고 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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