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use는 4개, college는 31개
그리핀도르, 슬리데린, 후플푸프, 레번클로.
머글 세상엔 없는 개념이라고 생각하는가?
틀렸다.
오히려 머글 세상의 호그와트를 본떠 [해리포터]가 만들어졌으니까. 롤링의 공식적 인정은 없었지만 나뿐만 아닌 많은 학술지가 그렇게 말하고 있다.
첫 번째로 소개할 우리 학교의 독특한 문화, 또는 호그와트와 비슷한 문화는 케임브릿지(와 옥스포드)의 "컬리지 시스템(College System)"이다.
이렇게 묻는 분들이 계실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니다!
그건 미국 시스템이다. 미국 문화에 익숙하다보니 착각하기 쉬운데, 영국에서의 college란 미국의 college와는 다르다.
미국 영어와 영국 영어의 차이를 내가 설명하기에는 지식이 부족하니, 경험을 통한 카더라만 말해주자면 영국에서는 대학은 보통 University리고 부르고, College는 둘 중 하나다. 고등학교 마지막 2학년을 보내는 Sixth Form College, 아니면 오늘 소개할 케임브릿지나 옥스포드의 컬리지.
그럼 케임브릿지/옥스포드 안의 컬리지란 무엇인가?
간단하게 말하자면 해리포터의 하우스(House)제도라고 보면 된다.
잠시해리포터를 떠올려보자. 해리포터에서는 기숙사가 어디냐에 따라 자신의 소속이 결정되고, 정의롭다느니 너디하다느니 하는 정체성이 정의되고 의복이 결정되고 문화가 결정되며 분위기가 다르니 경험의 차이도 발생한다는 걸 알 수 있을 것이다. 컬리지도 비슷하다.
컬리지마다 호그와트의 연회 같은 게 열리는 Hall이 다르고, 정체성이나 평판이 다르고, 파티 문화도 다르며 분위기, 문장, 가운, 기숙사나 장학금처럼 받을 수 있는 혜택 또한 다르다. 자신의 컬리지가 어디냐에 따라 케임브릿지에서의 경험은 완전히 바뀌게 된다. 내 피셜이 아니라 실제로 학교에서도 그렇게 광고한다.
다른 점은 하우스가 네 개가 아니라 31개라는 점. 이 정도면 글 제목이 어디서 나왔는지 눈치채셨으려나 모르겠다(베스킨라빈스 31에서 따온 겁니다).
포스터에는 21개의 컬리지만 나와 있는데, 안타깝게도 센터에 있지 못한 10개의 컬리지들이 탈락했다. 하지만 포스터에만 없을 뿐, 컬리지는 총 31개로 그들의 고유한 건물이 케임브릿지 도시 내 곳곳에 위치한다. 제목 위의 알록달록한 방패들은 'Crest'라고 불리는데, 이들이 각 컬리지의 고유한 문양이다.
위에 나온 포스터에 의문을 느끼셨을 수 있다.
'아니, 그럼 컬리지가 다른 건물에 있는 거야? 호그와트처럼 한 건물에 사는 게 아니라?'
맞다. 잘 파악하셨다. 호그와트와의 또 다른 점은 우리는 그들처럼 한 성에 다 같이 살지 않는다는 것. 머글들한테 성 하나는 너무 좁다.
그래서 '컬리지=우리집'이라고 한 것이다. 컬리지는 한국 대학교의 학과 건물들이 따로 떨어져있는 것처럼, 서로 떨어진 곳에 각자의 건물을 가지고 있다.
이상한 구조라 느끼실 수 있지만 익숙하지 않을 뿐이다. 학과 건물이 따로 떨어져있고, 같은 대학에 다녀도 다른 건물로 등교하는 것과 같은 원리다. 그냥 소속을 가르는 잣대가 과 외에 하나 더 있다고 생각하면 간단하다. 다른 집 사람들이 다른 위치의 건물에서 등교하듯이, 다른 컬리지 사람들이 다른 위치의 컬리지에서 등교하는 것.
관광객에게 사용하기 가장 만만한 King's College로 예시를 들어보자.*
킹스는 케임브릿지의 중앙에 위치한 컬리지다. 첫번째 포스터상 7번째 Crest를 가지고 있고 위 지도의 하이라이트 친 부분에 위치하고 있다. 킹스 학생들은 저 위치에 있는 킹스 컬리지에서 자고, 먹고, 공부하고 논다. 그런 다음 강의를 들으러 각자의 강의실 혹은 디파트먼트(학과 건물)로 뿔뿔이 흩어졌다 돌아오는 것이다. 다른 컬리지 사람들은 다른 위치에 있는 다른 컬리지에서 비슷한 일상을 보낸다.
이렇게 살다 보면우리 컬리지는 우리 집처럼 편한 장소가 되고, 남의 컬리지는 남의 집처럼 어딘가 어색한 장소가 된다. 케임브릿지의 컬리지들은 외부인의 출입을 제한하기 때문에 '안락한 우리 집'느낌이 들기도 한다. 컬리지들은 외부인의 출입을 금하니 엄청난 관광객의 인파에 밀리다가도 컬리지의 문 하나만 통과하면 고요함이 깔리니 아늑할 수밖에 없기도 하고.
하지만 이렇게 질문하실 수도 있다.
"해리포터랑 비슷한 건 알겠는데 별로 재미는 없는데요."
미안하지만 조금 기다려주길 바란다. 이 '컬리지'라는 시스템이 왜 케임브릿지의 생활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는지는 다음 에피소드에 설명할 테니.
*King's College는 가장 많은 관광객을 불러모으는 가장 대중적으로 알려진 곳입니다. 때문에 관광 관련 설명 목적으로 사용하기에 만만하다는 의미지 다른 의미로까지 만만한 곳은 아니라는 뜻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