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사슬에서 벗어나 내면의 몸과 접촉하여 진정한 나를 만나는 방법
가장 위대한 여행은 자신 안으로 떠나는 여행이다.
인간은 자신의 존재 알기 위해 지구라는 행성에서 여행하는 방랑자다. 인생이라는 여행에서 진정한 자신을 만나 나와 세상을 관조하며 지혜롭게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은 몇이나 될까? 대부분 사람은 죽기 직전에 자신의 존재를 깨닫거나 평생 내가 누군지도 모른 채 생을 마감한다. 평생 나를 둘러싼 세상과 환경에만 초점을 맞추고 살다가 정작 나 자신을 모른 채 죽어간다는 사실이 안타깝기만 하다.
나 역시 마찬가지다. 나를 소개해보라고 하면 먼저 떠오르는 건 나의 사회적 역할들이다. 부모님의 딸, 남편의 아내, 아이들의 엄마, 강사, 교육 활동가, 브런치 작가 등 사회적 역할과 기대에 맞춰 외부로 드러내는 페르소나의 모습이 떠오른다. 이렇게 세상에서 나를 보는 모습들이 진정한 나일까?
<지금 이 순간을 살아라>
이번 주 독서 모임에서 이 책을 읽고 들었던 생각이다. 현대 사회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영적 지도자라 불리는 에크하르트 톨레의 책이다. 이 책에서 가장 놀라웠던 점은 저자가 나의 몸과 마음도 내가 아니라고 주장한 부분이다. 나의 몸과 마음은 환상일 뿐이라고 말한다. 몸이 없으면 나는 존재할 수 없고, 생각이 없으면 나를 인식조차 할 수 없는데 정작 몸과 마음이 진정한 내가 아니라는 톨레의 말은 적잖이 충격으로 다가왔다.
그러고 보니 나의 몸과 마음은 나의 전부는 아닐 수도 있다. 우리의 몸은 시간이 흐르면서 변화한다. 어린 시절의 몸과 지금의 몸은 외모뿐만 아니라 세포 단위에서 완전히 다르지만 여전히 나라고 인식하고 있다. 몸은 나를 담고 있는 그릇일 뿐이고 진정한 나는 아닐 수도 있다.
나의 생각과 마음도 끊임없이 변한다. 과거와 현재의 나의 가치관이 달라질 수도 있고 하루에도 오만가지 생각을 하는 것이 사람인데 그 생각들이 나라고 할 수도 없다. 내가 느끼는 수많은 감정도 내가 아니다. 역경이 다가와 고통스러울 수도 있지만 고통스러운 내 마음이 곧 나는 아니다. 올바르게 사용하면 마음은 아주 훌륭한 도구이지만, 잘못 사용하면 대단한 파괴력을 갖게 된다. 마음이 우리를 지배하는 상황까지 이르게 된다. 이처럼 나를 내 마음이라고 믿는 것은 환상이다.
나의 몸도 내가 아니고 나의 마음도 내가 아니라면 진정한 나를 어떻게 만날 수 있을까?
먼저 마음을 자기 자신과 동일시하지 않고 자신의 마음을 가만히 지켜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다음에는 내가 무슨 생각을 하게 될지 바라보며 다음에 올 생각을 기다린다.
두 번째는 과거와 미래에 대한 생각의 사슬에서 벗어나 무심(無心)의 틈새에서 현존하는 나를 만날 수 있다. 과거는 원하는 방향대로 이루어지지 않았고, 희망은 미래에 집중하게 만들어 지금을 부정한다. 그 결과 지금의 나는 계속해서 불행하다. 그 생각들이 자리를 비키면 생각이 흐름이 끊어지는 경험을 하게 되는 데 그 순간에 진정한 자신의 본질을 만나게 된다.
세 번째는 잠시 아무 할 일이 없을 때, 무언가를 기다릴 때, 그리고 특히 밤에 잠들기 전이나 아침에 잠자리에서 일어나자마자 자신의 몸을 의식하며 내면의 몸과 접촉한다. 우리는 잠시라도 우리 자신을 가만히 내버려 두지 않는다. 짬이 나거나 기다리는 순간을 참지 못하고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면서 휴대폰을 들여다본다. 심지어 자기 직전까지 혹은 일어나자마자 텔레비전을 보거나 휴대폰을 찾는다. 이런 습관을 버리고 일상에서 내면의 몸과 접촉한다면 노화도 천천히 진행될 것이라고 저자는 주장한다.
마지막으로 원하는 결과를 얻을 때까지 ‘지금’의 순간에 이름표를 붙이려 들지 말고, 나 자신을 그대로에 내맡긴다. 내맡긴다는 것은 패배와 포기가 아니라 삶의 흐름을 거스르지 않고 따른다는 단순하고 심오한 지혜이다. 있는 그대로에 내맡겨 완전히 현존하게 되면, 과거는 힘을 잃게 되고 과거가 더 이상 필요치 않는다.
어쩌면 ‘나’는 몸과 생각을 초월하여, ‘여기’에 남아 그저 이 모든 것을 바라보고 경험하는 것이 나의 본질적인 존재인지도 모른다. 내가 누구인지, 그리고 내가 이 세상에 온 이유를 알기 위해 나는 지금 이 순간을 살아가고 있다.
독서모임 마지막날 리더 선배님이 들려준 에디뜨 삐아프의 샹송 <아무것도 후회하지 않아요> 가사처럼 후회 없이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며 지금 이 순간을 살아가고 싶다.
높은 전망대에서 보면
모든 조건은 항상 긍정적입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어떠한 조건도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이라 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당신이 있는 그대로를
완전히 받아들이고 산다면,
당신의 삶에는 더 이상 선이나
악이 없을 것입니다.
그것이 현명한 삶의 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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