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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장 수집가 Apr 05. 2024

세월의 눈이 소복히 쌓였습니다.

흰머리 자작시-2020

나의 머리에

세월의 눈이 소복이 쌓였습니다.

처음 내린 눈은

한두 번의 손질로 깨끗이 치워졌는데

이젠 그마저도 소용이 없습니다.


그냥

흥정하는 세월에게 

곁을 조금 더 내어주고서

친구처럼 지내기로 했습니다.


세월은 더욱더
심술을 부려댈 테지만

그래도
오늘은 말끔히 치워야 할 것 같습니다.


멀리서 오시는 부모님께서

다른 이네보다
당신의 자식에게만
유독이
많이 쌓인 눈을

염려하실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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