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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장 수집가 Apr 10. 2024

유전일까? 스트레스일까?

과정 - 2020년

가족에게 염색 멈춤 선언을 하고나서 제일 먼저 실행에 옮겼던 것은 비상시 사용했던 새치커버 제품들을 버리는 것이었다. 그리고 다음으로는 검색을 통해 새치와 흰머리의 원인을 확인하기 시작했다.  

1. 새치와 흰머리는 멜라닌 색소의 생산량이 줄어들어 생길 수 있다.
2. 유전적인 요인 이외에도 호르몬 조절인자, 두피의 혈액순환 장애, 백반증, 갑상샘 이상, 당뇨병 같은 내분비 호르몬 계통의 이상 및  약물, 스트레스도 하나의 원인일 수 있다.
3. 현재까지는 염색이 영구적이지는 않지만 일시적인 대책이다.
*출처 : 서울아산병원 건강플러스

나 역시 새치가 하나 둘 생겼을 무렵에는 스트레스라고 생각했지만 여러 가지 정보에 의하면 나는 유전에 더 가깝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그러면서도 혹시나 하는 걱정에 흰머리로 연관된 병을 엄청 찾아보았다. 나의 머리색을 보고서 다들 어디 아픈 것 아니냐를 질문을 너무 받기도 했고 친정부모님의 근심에 나도 무게를 보태는 것 같은 죄송함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정말 내가 어디가 아픈 것은 아닌지 걱정도 되었다.


검색에서처럼  예상되는 갑상선 기능저하, 악성빈혈, 당뇨, 자가면역질환등의 병명들 때문에 긴장된 마음으로 여러 가지 검사를  해 본 결과 다행히도 별 문제는 없었다. 사실 친정집에서 오빠, 나, 막냇동생이 흰머리가 많다. 아빠도 그랬었다. 그러고 보면 스트레스는 기본이고 유전에 가까운 결과치가 맞는 것 같다.


유전이라는 결과를 인지했다고 하지만 그 이후로도 한동안 흰머리 없애는 법과 흰머리에 좋은 음식들을, 그다음엔 부분 새치커버를, 그다음엔 흰머리를 없애주는 샴푸를, 그리고 다른 검색어로는 흰머리를 없애주는 약을 검색해 보았다. 간절하면 이루어진다는 말이 있는데 이 상황은 간절함만으로는 안 되는 모양이었다. 그런 약은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염색 멈춤 선언은 계속 유지하고 싶다. 앞으로도 타인의 주관적인 시선들을 견뎌야겠지만, 나의  선택을  스스로 지지하고 그에 대한 이정표를 만들어 보고 싶다.  그 선택이 어떤 방향으로 나를 데려다 놓을지는 모르는 법이다. 

  

유전도 맞고 스트레스도 맞다면
그냥 나는 흰머리로 살아남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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