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만년필 Aug 24. 2021

호수, 그리고 고요한 밤

어느날 바다가 호수가 되어있다면 2021.8.18.

 나는 노는건 잘하지만 쉬는건 잘하지 못한다. 오늘도 파랗게 붉게 물든 예쁜 하늘을 보면서 15분동안 나갈까 말까 망설였다. 내 마음이 어디서 쉴수 있을지는 정말로 알다가도 모르겠다. 쉬고 싶다. 내 글을 보면서, 다 부정적이고 슬픈 내용으로 얼룩진 글자들을 보면서 어쩌면 아직 글쓸 준비가 안되었을 수도 있겠다 생각했다. 난 어떻게 쉴수 있을까. 모든 끈들이 나를 잡고 놓아주질 않는데. 모든 생각의 불을 끄고 고요한 밤을 만끽하고 싶다. 밤이면 이 생각 저 생각 기어들어서 3일동안 4시까지 잠을 이루지 못했다. 어제서야 간신히 3시에 잠을 잤다. 어제는 그래도 별생각 하지 않고 담백한 잠을 잔것 같다. 어제도 내 마음 가운데에 사는 바다에는 이유없는 서러움이 밀려들고 쓸려 갔다. 밤의 가벼운 이불 아래서 조용히 눈물이 흐르다가도 무뚝뚝한 얼굴에 무안하다는 듯 뚝 그쳐버렸다.

 "기분이 이상해요." 엄마한테 속삭였다. 울고있는 티를 내고 싶지는 않았지만 엄마의 손이 잡고 싶어서. 더 이상 아무도 의지하지 않으려 하지만 갑자기 뜀박질 하긴 힘들어서.

 어느 날 바다가 잔잔한 호수가 되어 있으면 좋겠다. 그 호수가 스스로를 잘 길들이고 스스로 잘 쉬어서 다른 동물들도 근처에 쉬러 올 수 있도록. 그렇게 내 삶이 풍요로운 숲이 되었으면 좋겠다. 봄, 여름, 가을, 겨울 한결같이 고요하고 한결같이 따스하게.

작가의 이전글 해변가에서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