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생하는 세상-거래처 이야기

4월 9일

by 감성토끼

문구점을 운영해 나가는 데 있어 없어서는 안 되는 아주 중요한 곳. 바로 거래처이다.

거래처를 잘 만나는 것은 참 중요한 일이다.


어떤 거래처를 만나는지에 따라 인기 많은 물건들을 바로 공급받을 수 있고, 저렴한 가격에 들여오게 되면 손님에게도 저렴하게 팔 수 있으니 말이다.


우리 문구점의 주 거래처는 모닝글로리 영업소이다.

수원에 있는 영업소에서 일주일에 한 번, 목요일마다 물건을 공급해 왔다.

그런데, 코로나로 매출이 부진해지면서 오랜 세월 함께 해왔던 수원영업소가 문을 닫았고, 이제는 안산 쪽에서 물건을 공급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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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초등학교 앞에 있는 위치적 특성상 일반 거래처에서 오는 물건들이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그 거래처들은 서울 남대문, 동대문, 영등포에 포진하고 있는 문구 도매상들이다.


거래처에서는 신제품들을 사진과 함께 매일 톡으로 보내온다.

그러면 그중 아이들에게 인기 있을 것 같은 제품을 선택해서 주문을 하면 택배로 바로 배송을 해준다.

요즘은 배송 시스템이 너무 잘되어 있어 오후에 주문하면 다음날 오후에 바로 문구점에 도착한다.


1646984803376.jpg?type=w1 이렇게 매일 몇 군데 거래처에서 신제품 사진을 보내온다.


영등포에 있는 거래처는 거래한 지 15년이 넘었다. 옛날 에덴 문구 시절부터 거래해 오던 곳이다.

그곳 사모님 일처리가 얼마나 빠르고 스마트하신 지 그동안 너무 편하게 물건을 들여왔었다.

보통 오후 3~4시쯤 필요한 주문서를 팩스로 보내면, 그곳에서 박스에 포장을 해서 오후 6시 정도면 배송업체가 와서 물건들을 싣고 간다.


그런데, 주문하고 나면 꼭 몇 가지 물건들을 빠트려서 배송업체 도착하기 바로 전까지 추가 물품들을 주문할 때가 있다. 이미 차곡차곡 챙겨놓은 상자를 다시 오픈해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는데 그래도 싫은 내색 하나 하지 않고, 어떻게든 물건들을 다 챙겨서 보내주신다.


게다가, 그 거래처에 없는 품목은 이웃 도매상들을 돌며 물건을 구해서 보내주기까지 하니 우리 입장에서는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모른다.

그래서 가능하면 웬만한 물건은 그쪽으로 거래를 하게 된다.


지금은 그 도매거래처의 주인이 바뀌었지만, 바뀐 사장님 역시 그곳에서 오랜 세월 일하시던 분이라 예전 시스템을 그대로 이어받아 잘해주고 계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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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다른 쪽 거래처는 도매가도 살짝 비싸고, 본인들한테 있는 물건만 보내주고, 또 받은 물건들을 보면, 꼭 주문한 대로 오는 게 아니라, 마음에 안 드는 물건들이 들어올 때가 종종 있다.


일명 끼워 넣기를 하는 것이다. 주문 한 물건이 없으면 다른 비슷한 물건으로 보내주는데, 재고가 많은 제품을 우선적으로 넣어주기 때문에 이 제품들은 도매상에 많이 쌓여 있는 물건일 경우가 많다. 한마디로 잘 안 나가는, 인기 없는 제품을 보내주는 것이다.


그리고 그쪽으로 주문을 하려면 거래처마다 전화하거나 팩스를 보내서 한 거래처로 가져다 달라고 부탁을 해야만 한다.

그러니, 어느 쪽 거래처로 주문을 많이 하게 되겠는가!


서울과 직접 주문을 하면 신제품을 빨리 받아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긴 하지만, 배송비가 든다.

그런데, 얼마 전 용인 쪽에 거래처가 한 군데 생겼다.

이곳은 직접 배달까지 해 주고 가격이 조금 더 저렴하게 들어와서 너무 편하게 이용하고 있다.




살짝 불만을 이야기하기도 했지만 이 거래처 사장님들이 안 계시면 문구점을 운영해 나갈 수 없을 것이다.

그래서 거래처 사장님들께는 항상 감사하다.

용인 쪽 사장님은 항상 물건 전해주시면서 "아유 사장님~ 감사합니다~~" 이렇게 인사를 하신다.

그럼 나는 "제가 더 감사하죠 사장님, 감사합니다~" 이렇게 웃으면서 인사를 드린다.

직접 배달해 주고, 물건도 저렴하게 공급해 주는데 왜 감사하지 않겠는가!


우리 문구점에 양말을 위탁으로 판매하는 분이 계신다.

위탁판매는 물건을 먼저 구입하지 않고, 팔리는 물건만큼 나중에 계산을 하는 시스템이라, 자금에 대한 부담이 없어 자영업자들에게는 더욱 감사한 판매 방식 중 하나이다.

그런데, 이 분께서 자재값이 올라 계속하기 힘들다고 마지막 인사를 하러 오셨다.

팔린 양말은 결재해 드리고 남은 양말을 회수해 가신 다기에 그냥 남은 양말을 다 구입하기로 했다.


코로나로 인해 많은 가게들이 문을 닫았다. 거래처들도 없어지는 곳들이 늘어난다.

많은 어려움이 있겠지만 모두 잘 버텨내 제발 살아남아 주시기를 간절히 바란다.

서로 조화롭게 상생하는 훈훈한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 이 초유의 코로나 사태도 잘 이겨 냈으면 좋겠다.

버티는 자가 성공한다는 말이 요즘처럼 피부에 와닿은 적이 없는 것 같다.



<블로그 댓글 중>


- 정말 점포를 운영하면서 필요한 것들을 감성토끼님의 글을 통해 많이 배우는 것 같아요..!! 제가 모르는 새로운 세계를 또 배워가네요ㅎㅎ

- 인테리어, 건설, 정유.. 등등만 원가가 올라서 힘든 줄 알았는데.. 문구점에서도 그 여파가 있나 보네요.

정말 좋은 거래처들이 있어서 제가 다 마음이 따뜻해 집니다. 서로서로 좋은 거래처인거죠..

- 새로운 세상을 감토님글을 통해 알게되네요.

저희동네 제법 큰 도매상문구점이 있는데 그분은 큰 매장임에도 이건 어디있나요.저건 어디있나요 물어보면 몇번 몇번에 있다고 바로 대답이 나오시더라구요,

어찌나 신기하던지

그렇게 잘되던곳도 요즘 가면 한가한 느낌이 들어요.

아이들이 그만큼 줄어서일수도 있겠죠.

다들 잘 되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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