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일
우리 문구점만의 시그니처라 할 수 있는 이벤트가 몇 가지 있었다.
스티커 모으기
제일 먼저 <에덴 문구> 시절부터 남편이 제안해서 사용한 스티커 모으기다.
요즘은 디지털화가 되어 고객 카드를 만들어 적립해 주는 곳들이 많이 있지만, 우리는 아직까지 일정 금액 이상 구입 시 스티커를 주고, 그걸 다 붙여서 모아 오면 일정 금액 이상의 물건으로 바꿔갈 수 있다.
스티커를 다 모아 오면 처음에는 우리가 마련한 선물을 증정했었다. 저금통이라든지, 인형 고리라든지....
그런데, 그 선물을 좋아하는 아이가 있는 반면, 별로 맘에 안 들어하는 아이들도 있었다.
그래서, 어느 순간부터 일정 금액 이상의 물건으로 골라가는 것으로 바뀌었다.
아이들에게 모으는 재미와, 작은 것이라도 모으면 본인이 좋아하는 물건으로 바꿔갈 수 있다는 행복을 느끼게 해 주고 싶어서 아직까지 미련하게 아날로그를 고수하고 있다.
부모님들은 옛날 생각난다며 좋아하시기도 한다.
이달의 생일 명단과 선물 증정
우리 문구점에 들어오면 벽 한쪽에 <이달의 생일 명단>과 아이들 이름이 쭉~ 적혀있는 형광색 색상지가 항상 붙어 있었다. 내가 아이들 이름을 불러 줄 수 있었던 이유도 바로 여기 있었다.
스티커를 다 모은 아이들이 스티커를 가지고 오면, 일정 금액의 물건을 공짜로 고른 뒤, 아이들의 이름과 학년, 생일을 기록하게 했다. 그렇게 그 달 생일 맞은 아이들의 명단을 가게 한쪽 벽에 붙여 놓고, 작은 선물을 포장해서 전해 주었었다.
문구점에 와서 한쪽 벽에 붙은 생일명단에 본인의 이름이 적혀 있다고 친구들에게 자랑하는 아이들도 있었다.
이 이벤트는 코로나로 매출이 부진해지고, 나 혼자 문구점을 운영하게 되면서 힘에 부쳐 고민 끝에 정리를 했다.
1년에 한 번 신나는 축제-신학기 행사 <선물 증정 및 경품 응모>
신학기 시작 전인 2월 말경 부터 3월 중순까지는 매년 할인행사와 경품행사를 했었다.
신학기 물건 구입 시 10% 할인, 만 원 이상 구입 시 선물 증정, 그리고 3천 원 구입 시마다 응모권 1장씩을 증정해서 나중에 응모권을 모두 모아 아이들이 모인 장소에서 직접 추첨을 했다.
추첨 일은 그야말로 작은 축제 현장이었다.
그 자리에 모인 아이들 모두에게 과자와 아이스크림을 나눠주었고, 아이들이 직접 추첨에 참여하게 했다.
1등 1명, 2등 2명, 3등 3명, 모닝상 10명, 글로리상 30명 모두 46명에게 경품이 돌아가는 행사였다.
그 당시 1등 상품은 자전거 1대, 2등 상품은 3만 원 상품권, 3등 상품은 만원 상품권, 모닝상은 5천 원 상당 문구, 글로리상은 1천 원 상당 문구를 포장해서 주었었다.
1년, 2년 이벤트가 열리기 시작하자, 나중에는 부모님들까지 참여하게 되었고, 추첨에도 참여하셨다.
그래서 새 학기가 시작되는 3월은 아이들도, 우리도 마음이 설레는 기쁜 한 달이기도 했다.
이 이벤트들 중 스티커 모으기 한 가지만 겨우 살아남아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세월이 바뀌고, 아이들의 생각도 바뀌다 보니 생일 선물을 커다랗고 좋은 것으로 해 주지 않는 이상 시큰둥해하는 아이들도 많아졌고, 경품 행사도 아이들이 바쁘고, 흩어져 살다 보니 일정 시간에 모이기 힘들어지기도 해서 예전만큼의 임팩트가 다 없어져 버렸다.
그래서, 평택으로 옮겨와서 응모권 추첨은 첫해 한 번 하고 그만두었던 것 같다.
세월이 흐르면서, 많은 것들이 점점 바뀌어 간다.
그래서 예전의, 작은 거에 감동하던, 손님과 함께 설레었던 시절들이 그리워져만 가는가 보다.
어쩌면 제일 많이 바뀐 건 그 무엇도 아닌 나 자신일지도 모르겠다.
<블로그 댓글 중>
- 스티커 모으기는 시대와 세대를 아우르네요 이 달 생일명단 너무 참신한 것 같아요!
- 신학기 경품 행사. 응모권 추첨 1등 상품 큰데요! 많이들 참여하고, 받아간 사람들 기쁨도 컸겠어요^^
감성토끼님 문구점이 학교 앞에 있었다면 전 단골 꼬마 손님 됐을 거 같아요ㅎㅎ
- 작은것에 감동하던 마음이 변해간다니 슬퍼요. 요즘 아이들 풍요롭게 살다보니 더 그런거같기도 하네요.ㅜ(생일 이벤트 멋지네요. 그런 문구점 가고싶을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