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한 햇빛에 어우러진 벚꽃보다
달빛에 가리어진 벚꽃이 좋다.
흐드러지게 핀 벚꽃보다
바람에 흩날리는 벚꽃이 좋다.
매년 이맘때면 초등학교 운동장 한편을 가득 매운
벚꽃 나무 아래에서의 기억이 떠오른다.
공중에 떠 가벼운 몸짓으로 내리우는
그 찰나의 아름다움을 지금도 잊을 수 없다.
무수히 많은 벚꽃 잎을 맞고 싶다.
일부러 비를 맞고 오르던 언덕길처럼
추운 겨울 새벽에 펑펑 쏟아지는 눈발처럼
어릴 적 놀이터 한가운데에서 모래 샤워를 하던
그때 그 기억처럼.
아, 내리는 벚꽃은 나에게
'애정' 그 자체였던 것 같다.
늘 애정에 목말랐던 나에게
비를, 눈을, 모래를, 벚꽃을
머리부터 발끝까지
부어 주었던 것 같다.
그럼에도 해결되지 않는 갈증에
나는 여전히
봄이면 벚꽃 나무 아래에서
여름이면 빗속을
겨울이면 눈 아래에서
서성이고 있다.
당신은 벚꽃과 관련된 추억이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