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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름의푸른색 Oct 17. 2023

서로의 뺨을 어루만지는 코스모스

카페 창 밖으로 보이는 코스모스. 가을이 조금씩 바람을 타고 제주를 물들이고 있다. 푸른 바다 앞에서 살랑이는 코스모스들의 춤사위를 가만히 보고있으니 나의 마음까지 간지럽다.




짙고 깊은 푸른 바다에서 다가오는 하얀 파도는 검은 바위에 부딪혀 산산이 조각난다. 파도 조각들이 바람을 따라 가을을 배달하러 바다에서 육지로 날아온다. 그리고 서서히 젖어든다. 천천히 움직이는 파도를 응시하고 있으면 몰아치는 파도의 에너지가 느껴진다. 그러다가 바위 가까이에서 하얀 솜사탕이 되어 하늘로 부서져 구름이 된다. 부서지는 타이밍에 마치 슬로모션으로 바뀌고 그 장면은 눈에 잔상으로 남는다. 자연의 아름다움은 경이로운 찰나가 된다.



바다를 배경으로 피어있는 코스모스는 가을의 정령이 되어 하늘을 향해 꽃잎을 활짝 열어둔다. 초록 잎은 바람을 따라 손을 잡았다 놓았다 장난을 친다. 핑크 보라 하얀색 삼총사는 서로의 뺨을 맞대어 인사를 한다. 이리저리 바람에 따라 갸우뚱거리는 코스모스들.


나는  너를 좋아해

너와 함께 바람을 따라 춤을 추는 시간이 행복해.

너와 닿을 때마다 살아있음을 느껴.

너와 가을을 함께 할 수 있어서 행운이야.




나만 들을 수 있는 코스모스의 이야기. 그들이 나눈 가을의 대화는 부드럽고 아름다운 질감이 되어 바람에 날린다. 바람이 속삭여주는 그들의 이야기는 가을 햇살처럼 따사롭다.


바다 가까운 카페에 앉아 바다의 풍경과 코스모스 그리고 재잘거리는 아이들과 커피를 마시는 남편. 카페에 둘러앉아 보내는 여유 있는 시간 속에 천천히 생각을 더해가는 일. 감각을 깨우고 지그시 사물을 바라보며 핸드폰 메모장에 끄적여보는 가을의 일상.

벌써 가을을 이렇게나 성큼 다가와서 가을의 온기를 전하고 있다.



-제주 카페 시소

언제나 다정하고 우아하신 사장님의 따뜻한 친절이 다시 이곳을 찾게한다. 빵도 맛있고 커피도 맛있어서 재방문이 많은 곳. 올레길 18코스 옆에 위치한 보물같은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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