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나는 표면을 스치며
재하에게 필로소피는 낯설고 특별한 밤이었다.
아직 익숙하지 않은 유니폼, 낯선 공간, 낯선 사람들 —
그 모든 것이 묘하게 이질적이면서도 정돈되어 있었다.
민규는 짧게 말했다.
“영업 준비는 거의 끝났고, 손님들 들어오면 하나씩 배우면 돼 형.”
1층 바에는 테이블이 반듯하게 정돈되어 있었다.
각 자리에는 와인잔이 가지런히 놓였고, 벽면과 천장에는 따뜻한 조명이 은은히 번졌다.
클래식 라운지 음악이 공간 전체를 감싸며 부드럽게 흐르고 있었다.
아직 문은 열리지 않았지만, 어딘가 이미 숨결이 시작된 듯했다.
“여긴 단순히 술 마시러 오는 곳이 아니야.”
민규가 낮은 목소리로 덧붙였다.
“거의 사교클럽처럼 움직여.
자기들끼리 어울리고 인맥을 나누고, 와인이나 위스키는 일종의 상징이지.
품격, 취향, 자본 — 그걸 보여주는 방식이라고 보면 돼.”
조명이 조금 더 밝아질 무렵, 손님들이 하나둘 도착했다.
발렛 매니저들의 안내를 받으며 고급 승용차에서 내리는 사람들.
단독 남성도 있었지만, 커플이나 소규모 모임으로 오는 이들이 많았다.
모두가 조용했다.
소란은 없었다.
마치 이곳의 공기 자체가 예의를 요구하는 듯했다.
“저 사람들 다 뭐 하는 사람들이야?”
재하가 물었다.
“의사, 교수, 사업가 — 그리고 투자자. 코인, 주식, 부동산…
돈을 버는 방식은 다르지만, 그들끼리 통하는 공기가 있지.”
민규는 말끝을 흐리며 잔을 정리했다.
바깥공기는 실내보다 선선했고, 거리에는 고요한 긴장감이 맴돌았다.
검은색 SUV 한 대가 조용히 주차 구역으로 들어섰다.
발렛 직원이 빠르게 다가가 문을 열자, 한 쌍의 남녀가 내렸다.
그들의 옷차림은 단정했지만 섬세했다.
시계, 가방, 구두의 질감 하나까지 품격이 묻어났다.
과장은 없는데, 존재감은 뚜렷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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