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어떤 마음으로 글을 쓰나요?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난 어떤 마음으로 글을 쓰고 있을까
글을 쓸 때 어떤 마음일까
처음엔 참 순수하게 글이 좋았습니다.
무언가 쓸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좋았고
내 안의 날 것의 감정을 마구 풀어놓는 게 좋았고
그 안의 감정들과 마주하는 것도 좋았습니다.
나도 몰랐던 나를 만나는 기분
나랑 대화하는 기분이 들었거든요.
그러다
누군가가 제 글을 읽는다는 걸 알았고
그게 신경이 쓰이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말은 안 해야 될 거 같고
저런 말은 좀 해야 할 것 같고
그렇게 제 글은
더 이상 나의 것이 아닌
모두의 것이 되어갔습니다.
블로그도 브런치도 마찬가지입니다.
처음엔 아무 생각 없이 글을 썼어요.
그런데 조회수가 늘자 주객이 전도 됐습니다.
특히 블로그는
점점 제가 쓰고 싶은 글이 아닌
남들이 보고 싶은 글을 쓰는 공간이 되어갔습니다.
내 것이되
내 것은 없는 공간
그 속에서 전 공허를 느꼈습니다.
공갈빵 속에 든 공기 같은 느낌이랄까.
언제 터질지 몰라 불안하면서도
더 부풀고 싶어 난리를 쳤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내 글을 봤으면 하는 마음
그게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다만, 그 안에 내가 없다면
그것이 의미가 있을까.
요즘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그냥 쓰려합니다.
그곳이 어디든
글 안에 나를 넣으려 합니다.
1000명이 아니어도
딱 1명이어도
온전히 제 글을 읽고 반응해 준다면
그것만으로 너무 좋을 것 같기 때문입니다.
아니, 그게 더 좋기 때문입니다.
글을 쓰다 보면 그렇습니다.
처음엔 나로부터 시작하지만
어느 순간 독자가 생기고
그를 신경 쓰고
그러다 나를 잃는...
많은 사람들이 봤으면 좋겠다는 마음과
적은 사람이어도 좋으니 '나'를 봐줬으면 하는 마음이
서로 충돌하는...
아직은 뭐가 정답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없지만
그래도
마음 가는 대로 써보려 합니다.
조금 느려도
조금 헤매도
저만의 길을 찾기 위해서.
여러분은 지금, 어떤 마음으로 쓰고 있나요?
문득 궁금해지는 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