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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빨간 머리 앤 Jan 15. 2021

프랑켄슈타인을 읽으며

사회적 다양성 인정하기

도대체 요즘엔 왜 이렇게 싸이코가 많을까?  


요즈음 사회를 보면, 과연 이것을 개인만의 문제로 볼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심각한 사회 문제들이 많다. 

‘우리는 어떻게 괴물이 되어가는가’에서 저자 파울 페르하에허는 우리 사회에 사이코패스, 즉 ‘괴물’들이 많은 이유를 신자유주의적 인격의 형성에서 찾는다. 매리 셸리의 소설 '프랑켄슈타인'을 읽으며, 나는 그 이유를 사회적 낙인에서 찾았다. 


보통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 다르게, 빅터 프랑켄슈타인이 처음 만든 이 피조물은 그렇게 무섭고 위협적인 존재는 아니었다. 처음 태어난 크리처의 성격은 갓난아기 같았고, 햇살의 따사로움, 새의 지저귐, 화목한 가정의 모습을 보며 즐거워하는 순수한 존재였다. 처음 빅터의 동생에게 접근했을 때 까지도, 이 존재는 사람을 해칠 마음이 전혀 없었다. 그러나 자신에 대해서 알지도 못하면서 자신을 무조건 위험한 존재로 취급하는 ‘사람’들은 그에게 신체적 폭력을 또는 언어적 폭력을 가함으로써 결국 그를 진정한 ‘괴물’로 만든다.


“내게 고통과 양심의 가책이 전혀 없다고 생각하는 거야?”


자신이 만든 창조물의 위험성을 본 직후, 회피하기만 하던 빅터를 만나, ‘괴물’은 빅터에게 말한다. 결국 우리 사회에서 괴물이 생겨나는 것은 그 사람이 원래 그렇기 때문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약자인 사람들을 그들이 약자라는 이유로, 또는 우리와 다르다는 이유로 ‘괴물’로 낙인찍는 것으로 인한 것이 아닐까?  


이런 점에 대해서 저자 메리 셸리는 우리에게 시사점을 던지고 있다. 작품 속에서 괴물이 상징하는 바는 다양하다. 당시 사회적 약자였던 여성을 상징하기도 하고, 어쩌면 현대 사회에서 괴물 취급을 받는 ‘성 소수자’, 또는 트랜스젠더 등의 다양한 모습을 상징하는 것 같다. 그러나 이 괴물이 상징하는 바가 무엇이든 결국 공통적인 것은 우리 사회에서 다른 사람들을 비난할 만한 자격이 있는 사람은 없다는 것이다. 또, 그 사람의 차이를 이유로 다른 사람을 비난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인간들은 괴물을 자신과 다르다는 이유로 비난하고 조롱했지만, 결국 괴물의 눈에 비친 인간은 오히려 더 역겹고 혐오스러운 존재였을 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다만 저자인 매리 스스로는 빅터가 만든 피조물에 대해서 “결국 그는 역겹고 소름 끼치는 자신의 피조물에게서 도망치고 말 것이다.”로 표현함을 통해, 스스로도 그 피조물을 괴물로 낙인찍어 버리는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에 대한 안타까움이 들었다.   


"치명적인 편견이 그들의 눈을 가려,
다정하고 상냥한 친구 대신에 징그러운 괴물만을 보게 되지요."    


서평을 쓰면서 가장 충격적이었던 것은 빅터 프랑켄슈타인이 창조한 이 존재는 ‘이름’이 없다는 것이다. 서사를 이끌어나가는 가장 큰 주인공임에도 불구하고, 그 누구도 그의 이름이 무엇인지조차 궁금해하지 않았던 우울한 삶을 살다가 스스로를 죽음에 이르게 한 크리처의 모습을 보면서 우리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편견을 벗고 모든 존재의 진정한 모습을 이해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 ‘주토피아’에서 주디는 흉포하게 변한 육식동물들을 보며, 육식동물들이 흉포하게 변한 것은 그들이 원래 이런 성질을 지녔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결국, 주디는 그것이 육식동물을 그렇게 보이게 만들려 했던 다른 동물들의 술수였음을 알아냈다. 주토피아에서 흉포하게 비춰진 여러 육식동물들처럼, 프랑켄슈타인에 나온 괴물 역시 결국 우리가 판단하고자 하는 방식으로 사람들을 보는 것이 사람들을 그렇게 비춰지도록 하는 것 아니었을까? 그렇기에 결국 우리 사회에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그 사람을 어떤 잣대로 ‘평가’하는 것이 아닌, 그 존재의 ‘본질’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것을 의미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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