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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빨간 머리 앤 Dec 03. 2020

人間失格 [인간실격]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것

“恥の多い生涯を送ってきました。自分には、人間の生活というものが、見当つかないのです”
“부끄러움이 많은 생애를 살아왔습니다. 저로서는 인간의 생활이라는 것이 짐작도 되지 않습니다.”     


사람은 태어나면 일단 태어났다는 이유만으로 살아가야 한다. 하지만 태어났다고 해서 모두가 ‘인간’으로서의 삶을 영위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부끄럼 많은 인생을 살아온 요조 역시 마찬가지였다. 집안은 부유했으나 부정한 방식으로 얻었다는 사실은 죽음에 이르는 순간까지 그를 괴롭혔으며, 도망치듯 나온 사회에도 지상낙원은 없었다. 그가 독립한 사회에서 알게 된 것은 오로지 인간의 나약함과 악함 뿐이었다.      


"信頼は罪ですか。 無抵抗は罪ですか?"  
“신뢰는 죄인가요? 무저항은 죄인가요?”  


자신의 친구임을 주장한 이는 자신을 더더욱 나락으로 끌어들였고, 신뢰를 준 사람은 그 신뢰를 악으로 갚았으며, 마음을 지지할 이를 단 한 사람도 찾을 수 없었다. 인간의 나약함에 대한 실망으로서 요조는 술로, 퇴폐로, 인격의 타락으로 도피를 경정했다.      


처음에는 그가 미친사람처럼 보였다.

두번째에는 여전히 그를, 그리고 그에게 열광하는 이들을 이해할 수 없었다.

마침내 내가 그들을 이해할 수 없었던 이유를 깨달았다. 진짜로 인간이 아니었던 것은 내가 '인간 실격자'로 낙인찍고 있던 이들이 아닌, 그들을 가리키는 나였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진짜로 인간이 아니었던 것은 나약함, 악함을 가진 인간임을 가장하고 있는, 그래서 요조로 하여금 이 사회에 회의를 느끼게 만들었던, 그리고 끝끝내 요조를 사회 부적응자로 치부해버린 우리였던 것이 아닌가.


현실을 직시하며 바르게 살아온 대상을 보며, 요조는 죄책감을 느낀다. 사회의 부조리로부터 도피를 선택한 자신과 달리, 그 세상 속에서도 강한 정신력으로 '인간'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존재했기 때문이다. 웃음으로 익살로 인간임을 위장한 채 살아가며 요조에게 가당치 않은 충고를 던지는 사람들이 아니라 말이다.


‘뭐든지 간에 그냥 웃게만 만들면 되는 것입니다. 그렇게 하면 인간들은 내가 삶이라는 것의 밖에 있어도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어쨌든 인간들의 눈에 거슬려서는 안 됩니다.’


그러나 요조는 이 세상을 이겨내기에는 나약했다. 때문에 인간이 아닌 ‘무(無)’로, ‘바람’으로, ‘허공’으로 남기를 택했다. 그러나 대부분은 요조처럼 나약하거나 어쩌면 더더욱 나약하기에 부조리를 부조리라 외치는 것조차 하지 못하고 부조리한 사회의 일원이 되어버린다. 때문에 '인간실격'이라는 이 제목은 요조를 넘어 '요조를 미친 사람이라 비난하던 우리들'을 가리키고 있는 것는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나는 다자이 오사무가 단순히 그런 '개인'들만을 비판하고 있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 개인들의 너머에서 개인들을 그렇게 조종하고 있는 '사회'를 그리고 이러한 사회 구조를 건설하여 이익을 얻는 진짜 '지배자'를 비판하는 것은 아닐까? '인간'으로서의 삶을 영위하는 것조차 어려운 세상을 만든 이들을 말이다.


부끄러움이 많은 생애를 살아왔습니다.
저로서는 인간의 생활이라는 것이 짐작도 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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